[뉴스핌=이지은 기자] tvN ‘응답하라’ 시리즈로 3연타를 날렸던 신원호PD가 이번에는 교도소를 주제로 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선보였다. 교도소라는 한정적인 배경과 남자 배우들의 연기가 주를 이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는 곧 다른 작품과 차별화를 낳으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을 배경으로 미지의 공간 속의 사람 사는 모습을 그린 에피소드 드라마이다. 한발 더 나아가 교도소에 갇히게 된 슈퍼스타 야구선수 박해수(김제혁 역)의 교도소 적응기이자, 최악의 환경에서 재기를 위해 노력하는 부활기이다.
◆어두운 교도소 배경?…캐릭터로 승부하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의 공간은 교도소이다. 그러다보니 남자들로 이뤄진 수감자들의 모습과 칙칙한 분위기의 사동만 비춰진다. 자칫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두워질 수도 있지만, 이는 블랙코미디로 승화됐다.
또 주연배우인 박해수의 캐릭터는 슈퍼스타이지만 어딘가 2% 부족한 인물로 그려졌다. 한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허점이 보이는, 그라운드만 벗어나면 답답한 나무늘보와도 같은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캐릭터 자체에서 나올 수 있는 코믹 요소가 분위기 환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살벌해 보이는 교도소 안에서 발생하는 작은 에피소드에서도 웃음거리는 존재한다. 극 중에서 재벌 2세 ‘약쟁이’로 그려지는 이규형은 여성스러운 목소리 톤과 극의 상황을 깨버리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또 명교수 역인 정재성, 법자를 맡은 김성철도 능글맞은 연기로 극의 환기를 돕고 있다. 여기에 이호철(건달 역), 최무성(장기수 역), 성동일(조주임 역)이 교소도에서 살벌한 악역을 맡아 극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정반대…새로운 ‘슬기로운’ 시도
신원호PD가 앞서 흥행몰이를 했던 ‘응답하라’ 시리즈는 모두 우리의 추억을 공감대로 형성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정반대이다. ‘추억 팔이’가 아니다. 구치소, 교도소라는 현실의 어두운 면을 배경으로 했을 뿐더러 실제 존재하는 야구 구단의 이름을 그대로 빌려와 현실감을 더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야구 구단의 이름이 실제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넥센 히어로즈’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 부분에 대해 신 PD는 “단순 구단 홍보가 목적이 아닌 리얼리티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도 있다. 바로 남자 배우들의 분량이 작품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명배우들도 더해졌다. 주연배우인 박해수는 이미 공연계에서는 내로라하는 배우이지만, 아직까지 브라운관에서는 생소하다.
박해수 외에도 다른 주·조연 배우 모두 마찬가지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이 그리는 연기가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셈이다. 여기에 ‘신원호PD의 작품’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첫 방송은 무려 4.638%(이하 닐슨,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회는 0.743%P 상승한 5.38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tvN 타깃 2049 시청률은 평균 3.4%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신원호PD의 이번 드라마는 흥행 몰이를 시작한 모양새다. 이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영향도 크다. 이번 작품을 보고 있으면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가족’ ‘희망’ ‘우정’이 모두 녹아있다는 것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교도소에 가게 된 주인공, 자신의 사고를 둘러싼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미소 짓는, 어린 시절 같은 꿈을 꾸던 정경호(이준호 역)와의 우정까지. 이제 막 베일을 벗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웃음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