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리처드 코드레이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CFPB)국장의 후임으로 국장 대행을 맡은 린드라 잉글리시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FPB 국장 대행으로 지명한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국장의 업무 인수를 막아달라는 취지에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잉글리시가 제기한 소송은 향후 백악관과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시킨 CFPB의 전 지도부간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가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대행으로 임명한 믹 멀버니 <사진=블룸버그> |
잉글리시 국장 대행은 워싱턴 DC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멀버니 지명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나섰다. 그녀는 법원이 멀버니가 CFPB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유는 CFPB를 창설하게 한 도드-프랭크법에 따르면, CFPB국장이 사임할 경우 부국장으로 하여금 국장 대행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리시는 또 연방법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멀버니 예산국장을 CFPB의 임시 국장으로 지명했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또다른 법률(도드-프랭크법)에 따라 후계자가 이미 지명된 경우 적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CFPB는 재앙이었다며 이 기관의 국장대행으로 측근인 믹 멀버니 백악관 예산국장을 임명한 것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주 금요일 백악관은 사임한 리처드 코드레이 CFPB 국장 후임에 멀버니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코드레이 국장이 사퇴하면서 후임을 별도로 발표해 혼선을 빚었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임 행정부가 지명한 인사에 의해 운영됐던 금융소비자보호국 또는 CFPB는 완전한 재앙이었다"라며 "금융기관들은 황폐해졌고 대중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 기관들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CFPB는 2008년 금융위기와 이어진 경기침체 이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새로 만들어졌다. 코드레이 국장은 지난 2013년 임기 5년의 CFPB 국장에 임명된 오바마 행정부 인물로 금융산업에 대한 새 규제 조항 도입을 주도해 왔던 인물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