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잇단 지진에 내진강재 관심 증가…정부 지원도 적극
[뉴스핌=전민준 기자] 국내 내진강재 생산 1, 2위 기업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포항 지진에 따른 국내 내진강재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내진강재 판매량은 올해 110만 톤에서 내년 130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매출은 8710억원으로 잡고 있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도 60만톤에서 70만톤으로 늘려 414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경주 대지진 이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되면서 내진강재 수요가 증가, 지난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내진강재 판매량은 각각 10% 이상 증가해 각각 100만 여톤, 50만 여톤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내진용 H형강.<사진=현대제철> |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근과 H형강 등 내진강재 시장 규모는 약 170만 톤 수준으로 지난 10년 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내년에는 200만 톤 이상까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내진강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어 판매확대에 긍정적이다.
현재 정부는 신규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를 강화함과 동시에 기존 건축물에도 내진 보강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신규 건축물 내진 설계 대상을 현행 3층 이상에서 2층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공공시설물 내진율도 현재 40.9%에서 오는 2020년 49.4%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의 내진율은 30% 미만이며, 학교와 공공업무시설의 내진 설계 비율은 각각 26.4%로 21.5%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도 내진용 철강제품 생산에 적극적이다.
건물구조에 많이 쓰이는 H형강과 철근의 내진 성능을 강화한 특화제품을 내놓고, KS규정 개정을 통해 내진강재의 성능을 보증하고 시장 보급도 확대하고 있다. 내진 설계를 법제화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록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기존 건축물은 지진에 취약한 구조다”며 “재난 인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입법활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12조514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17.4% 늘었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도 전년 대비 20.1% 증가한 4조1200억원을 올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내진 강재 등 건설용 철강재 판매가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