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체리자동차가 6일 KGM 전환사채 1081억원을 인수했다
- 체리는 관세차·생산능력 공유를 언급하며 KGM 평택공장을 해외진출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 KGM은 성장 기회와 함께 체리 2대 주주 부상으로 기술·제품·수출 전략 주도권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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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전환 시 2대 주주 가능…제품·생산·수출 전략 영향력 확대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중국 체리자동차가 KGM에 1081억원을 투자하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가 단순 기술제휴를 넘어 자본과 생산, 해외시장 전략을 공유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체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KGM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특히 체리 측이 한국과 중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국가별 관세 차이와 양사의 글로벌 생산능력 공유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KGM 평택공장이 체리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KGM 입장에서는 체리의 플랫폼과 자본을 활용해 신차 개발비와 기간을 줄이고 평택공장 생산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기술 공급사인 체리가 주요 주주로까지 올라설 경우 향후 제품 기획부터 생산·수출시장 결정까지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KGM이 체리와의 협력을 성장의 지렛대로 활용하면서도 자체 기술과 사업 전략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관세 차이 꺼낸 체리…1081억 투자 목적은 해외시장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체리는 홍콩 법인을 통해 KGM이 발행하는 1081억4250만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1%다. 이자수익보다는 공동개발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에 무게를 둔 투자로 풀이된다.
체리 측의 발언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장구이빙 체리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한국의 관세가 서로 다른 지역이 존재할 수 있다"며 양사가 협력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사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공유하는 협력 모델도 거론했다.
체리의 미국 진출 구상은 이번 투자 이전부터 확인됐다. 장 사장은 지난 5월 20일 중국 안후이성 우후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자동차 시장이 크다며 적절한 시점이 오면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인 진출 시기는 체리의 준비 상황과 미·중 자동차 정책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체리 입장에서 한국은 선진국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게이트웨이"라며 "시장 규모는 작더라도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고 자동차 산업과 자유무역협정(FTA) 기반을 갖추고 있어 '메이드 인 코리아'를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체리가 KGM에 투입한 1081억원을 단순한 투자금이 아니라 한국 생산기지와 브랜드, 해외 인증·유통 역량에 접근하기 위한 전략적 비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평택공장·KGM 브랜드, 中 직접 수출과 다른 경로
KGM은 체리에 매력적인 해외시장 진출 수단이 될 수 있다. 체리 플랫폼을 적용한 차량을 KGM이 기획·디자인하고 평택공장에서 생산해 자체 브랜드로 수출한다면, 중국에서 완성차를 직접 보내는 것과는 다른 진입 경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공장이 중국계 글로벌 브랜드의 북미 수출 거점으로 활용된 전례도 있다. 중국 지리그룹 계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위탁생산해 북미 시장으로 수출했다.
김 교수는 "체리는 향후 필요하면 KGM 평택공장을 위탁생산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며 "르노코리아가 부산공장에서 지리그룹 계열 폴스타 차량을 생산하는 것과 같은 구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폴스타 사례는 국내 생산기지와 기존 완성차 업체의 제조 역량이 중국 자본과 연결된 브랜드의 북미 진출 경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GM 평택공장 역시 향후 체리 플랫폼 차량을 생산해 미국 등 제3국으로 수출하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체리는 신규 공장을 짓거나 현지 브랜드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KGM도 체리의 플랫폼과 전자·전기 아키텍처를 활용해 신차 개발비와 기간을 줄이고 해외시장용 제품군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KGM은 현재 북미 진출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회사 측은 체리 플랫폼을 적용한 중대형 SUV 'SE-10'을 우선 내수와 일반 수출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북미 수출이나 체리 계열 브랜드 차량의 평택공장 위탁생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생산지만 바꿔선 부족…KGM 전략 주도권 시험대
KGM을 통한다고 미국 시장의 장벽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종 조립하더라도 핵심 부품의 출처와 생산 공정, 국내 부가가치 창출 수준 등을 충족해야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중국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한 안보 규제도 넘어야 한다. 중국과 연계된 차량연결시스템(VCS)과 자율주행시스템(ADS)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차량은 생산지가 한국이나 미국이더라도 수입·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
체리의 전자·전기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공동개발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하려면 생산지만 한국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까지 비중국 체계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체리는 KGM의 제품·생산 전략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본적 기반까지 확보했다. CB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하면 KGM 지분 16.22%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기술 공급사이자 잠재 주주인 체리가 공동개발차의 생산지와 판매시장, 브랜드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김 교수는 "체리가 2대 주주가 되고 KGM의 기술 의존도까지 높아지면 위탁생산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KGM 역시 공장 가동 물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계속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체리는 한국을 제3국 시장 확보를 위한 관문으로 활용하고, KGM은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중국 기술로 보완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목적이 있다"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