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폐쇄, 한국GM 부진에 전북 고용률 59%...역대 최저치
한국GM, 협력업체, 군산시 등 생존 위한 치열함도 공존
[전라북도 군산시=전민준 기자] 지난 15일 오후 12시. 한국지엠(GM) 공장과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들어선 전라북도 군산시 오식도동은 점심시간인데도 인적이 드물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광영씨(55)는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데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며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철수하고 한국GM 공장까지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지역 경제가 완전히 죽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군산 중앙시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종호씨(61)도 "연말이 다가왔지만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전라북도 군산시 현대중공업 인근.<사진=전민준 기자> |
한때는 '군산 사람은 주머니에 수 십 만원씩 넣어다닌다'고 말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 지난 얘기다. 지금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2008년 금융위기보다도 더 어렵다고 그들은 입을 모은다.
군산시를 먹여 살렸던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이 좌초하면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지난 6월 가동 중단하고, 한국GM 군산공장 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군산시를 포함한 전라북도 고용률은 59%로 전년동월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역대 최저치다.
또, 경제활동인구는 9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만7,000명(-2.9%) 감소했다.
산업단지 근처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유였다.
전라북도 군산시 곳곳에는 한국GM 판매 증대를 염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전민준 기자> |
그래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치열함도 버리지 않았다.
15일 오후 군산시 예술의 전당에서는 한국GM 판매 증대를 위한 결의대회가 한국GM 및 군산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또, 한국GM 군산공장에서는 주력모델인 준중형세단 크루즈 디젤모델까지 나와 판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역주민과 한국GM 대리점들도 발 벗고 쉐보레 자동차 구매에 나섰다.
한국GM 군산 협력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익명의 한 직원은 "자동차 산업마저 없어지면 군산은 정말 끝이다"며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자동차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하고 그것이 판매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커피 한 잔을 급히 들이킨 그는 다시 공장 생산현장으로 향했다. 그의 등 뒤로 현수막이 바닷바람에 펄럭였다. ‘한국지엠이 살아야 군산이 산다’라는 글귀가, 현수막에 새겨져 있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