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큰 영향 없을 듯"…전문가 "남북관계 변수 존재 지켜봐야"
[뉴스핌=노민호 기자] 북한군 병사 1명이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했다. 이번 귀순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고조돼 있는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가운데 북한 병사가 한미 장관이 들어간 회담장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 북측 총탄 MDL 넘었나…정전협정 위반 여부
현재 북한 병사의 귀순과정에서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서도 북측의 총탄을 맞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엔사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군 한 명은 한국과 북한의 실질적인 경계선인 MDL 인근까지 차량을 통해서 왔다"면서 "이후 그는 차량에서 하차해 계속해서 MDL을 넘어 남쪽으로 도주했으며 그러는 동안 그는 다른 북한 병사들로부터 총격을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군 1명이 MDL을 넘었음에도 불구 북측의 사격이 계속해서 있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북한 군인이 MDL을 넘어온 상황에서 북측이 계속해서 총격을 가했다면,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다.
합동참모본부는 MDL을 넘기 전에 피탄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유엔사 군정위의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MDL 남측 지역에 피탄됐다고 보고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송 장관은 '북한군이 40여발을 발사했는데 발사한 총탄이 피탄된 지역이 우리 쪽인가'는 질문에 "그런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 피탄된 것인가'라는 추가 질의에는 "맞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격조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총을 쏘는 상황이었다. (송 장관은) 해당 지역에 피탄됐을 가능성을 말한 것"이라며 "정확한 내용은 유엔사 군정위에서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북한군 총격의 남측 지역 피탄 여부는 정부의 공식 발표 또는 유엔사 군정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측의 총탄이 남측 지역에 피탄된 것이 확인된다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 남북관계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7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사진=북한노동신문> |
◆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 조성 '장애물' 되나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 및 대화 재개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직까지 북한은 명확한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촉구하면서 북측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북한 병사 귀순이 문재인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남북대화 및 관계개선 모멘텀 조성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번 귀순 건은 우리가 북한에 자극을 주거나 한 게 아니다. 우발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감안해 본다면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일단 귀순자가 건강을 회복해 자세한 귀순동기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게 먼저일 것 같다"면서도 "남북관계에는 변수가 늘 존재해왔다. 북한이 소환을 요구할 수도 있고 나중에 사고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번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례처럼 북한이 이 문제를 대남 공세에 이용할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한편 총 5군데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는 전날 1차 수술을 마쳤으며, 추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