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3국 협력 강화 공동체 실현 촉구
'마닐라 선언' 채택…2020년 경제공동체 목표 재확인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협력 정상화를 촉구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역할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진정한 동아시아 공동체는 학계 및 재계, 시민사회와의 폭넓은 소통, 한·중·일 3국과 아세안간의 지리적 경계 없는 유대감 속에서 실현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아세안 중심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간 상호 선순환적인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리는 올해 동아시아 싱크탱크 네트워크(NEAT) 의장국으로서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민간부문과의 협력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NEAT(Network of East Asia Think-tanks)는 아세안+3 각국의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이 모인 트랙2 협력체로서 매년 동아시아 지역 협력 제고 방안을 논의하고, 정책 제안을 마련해 아세안+3 정상회의에 보고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과 의장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및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참석, 아세안+3 협력 현황 및 미래 협력방향을 논의하고,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아세안+3 협력이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고 돌보는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 차원 더 성숙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동남아 순방 계기에 발표한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이 아세안 공동체의 번영에 기여함으로써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1기 동아시아 비전그룹(EAVGⅠ)에서 제시한 평화, 번영, 발전의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상기하면서, 금융 협력·무역 자유화 및 경제 통합 심화·식량안보·연계성 증진 지원 등 분야에서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분야별 협력 강화는 궁극적으로 아세안 연계성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공동체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기술직업교육훈련 등 인적자원 개발 및 교류 확대를 목표로 이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아세안+3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단합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토대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아세안+3 회원국들이 적극적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참석 정상들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일본(동경, 2020년), 중국(북경, 2022년)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올림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10개국 및 일본, 중국 정상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아세안+3 20주년 기념 마닐라 선언' 채택을 환영하고, 제2기 동아시아 비전그룹 권고사항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한 2020년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 건설 추진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정상들은 식량 분야 협력 심화를 위한 식량안보 선언 채택을 지지했으며, 아세안 연계성 증진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이를 위한 한·중·일 3국의 지속적인 기여에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아세안+3 출범 20주년 기념 정상회의는 보호무역주의 및 자국우선주의 등 반세계화 조류에 대응하는 동아시아 지역 협력 의지를 결집하고, 그동안 외부 위기 대응을 위해 발전시켜온 협력 성과들을 토대로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돌보자는 꿈을 현실로 바꿔 나가는 데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