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도로, 철도, 원자력 등 인프라 개발 계획 본격화
현대로템, 두산중공업 개발 붐에 진입 성공, 확대 관건
[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로템은 지난 7일 인도 시장 개척사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015년 인도 정부가 철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약 8조6000억 루피(한화 150조원)를 투자하는 5개년 계획을 밝힌 이래 ‘첫’ 수주를 성공시켰다. 본격화된 인프라 개발에 사업 파트너가 된 것이다. 현대로템은 2001년 인도에 처음 진출해 그 동안 총 1397량을 수주했지만 모두 2013년 이전의 계약이다.
이번 수주는 인도 메가(MEGAㆍ간디나가르-아메다바드 메트로 공사)에서 발주한 ‘무인전동차’ 96량 제조 사업으로 그 규모가 1770억원에 달한다. 이 차량은 인도 구자라트주의 아메다바드 시내를 동서로 잇는 총 20.7km의 길이의 신규 노선에 투입된다.
현대로템 측은 “인도 현지의 까다로운 기술 사양을 만족하게 하면서 동시에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프랑스ㆍ캐나다ㆍ중국 등 주요 국가의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이 수주한 인도 아메다바드 전동차 조감도<사진=현대로템> |
본격화된 인도 인프라 개발 사업에서 한국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인프라 개발의 필수 장비인 굴삭기 분야에서 인도 2위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에 2600대나 팔아 치우며 급성장했다. 인도 서부 푸네에 2008년 공장을 설립해 2009년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현지시장에 공을 들여온 게 결실을 봤다.
두산중공업은 인도 인프라 개발 계획의 핵심인 원자력사업에 뛰어들었다. 내년 상반기 1조원 규모의 원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인도 정부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짓는 원전단지에 기당 11500MW(메가와트) 규모의 원자로 6기를 납품하는 프로젝트다. 두산중공업은 웨스팅하우스와 공동으로 사업에 나섰기 때문에, 원전단지 건설이 확정되면 원자로를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성공하면 두산중공업의 원자로 사업은 날개를 달게 된다. 인도 모디 정부가 2026년까지 원자력 발전은 2배, 신재생에너지는 5배 가량 늘리기로 했기 때문에, 이 사업들의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잡을 수 있어서다. 인도정부는 지난 5월에 7000MW에 이르는 원자력 발전설비 증설 계획을 승인했고, 인도 원자력공기업인 NPCIL이 추진키로 확정한 프로젝트가 107억7000만달러(한화 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중공업이 납품하는 원자력 발전 설비 <사진=두산중공업> |
임성식 코트라 인도 뉴델리무역관장은 “인도는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한받을 가능성이 높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데다, 2000년대 후반까지 국제사회의 원전 제재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다소 늦어진 경향이 있다”면서 “한국과 인도는 민간 핵협력을 위한 협정을 2011년 7월 체결해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서 추진되는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한화의 질주가 매섭다. 태양광 업체 한화큐셀은 인도에서 148.8MW(메가와트)에 이르는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70MW의 모듈공급 계약도 체결하는 등 인도 태양광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인도 아다니그룹이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주에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70MW모듈을 공급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