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예비입찰에 국내외 10여곳 관심..국내선 호반·중흥
흥행 열기는 잠잠..산업은행 1조원대 투자손실 불가피
[뉴스핌=이동훈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 일정의 첫 관문인 예비입찰에 들어간다. 예비입찰에는 10여곳이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바로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적격 예비후보(숏리스트)를 가릴 예정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접수를 마감하는 대우건설의 매각 예비입찰에 국내외 기업 10곳 정도가 참여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 모습 |
지난 6일 마감한 대우건설의 비밀유지 확약서 제출엔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통상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한 기업이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국내에선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을 포함한 중견 건설사가, 해외에선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참여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한 업체 중 10여곳 정도는 예비입찰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우건설 매각이 순항하려면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 수보다 진정성 있는 기업이 얼마나 참여하는지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능력과 인수 자금력을 포함한 기업 능력치를 검토해 적격 후보를 곧 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매각 과정이 첫 관문에 진입했지만 흥행 열기는 뜨겁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내외 건설업황이 부진한 데다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대형 건설사의 인수 매력도가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아서다.
굵직한 해외 기업의 인수 의지가 떨어지다 보니 대우건설 매각가도 산업은행이 책정한 금액에는 크게 못 미칠 공산이 커졌다. 산업은행은 매각가격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대우건설의 매각가격을 최소 2조3000억원, 최고 3조원대를 희망했다.
하지만 인수 경쟁이 예상보다 부지해 매각가는 2조원 수준에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67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예비입찰 마감이 임박했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 본입찰까지 한 달 정도 남은 상태에서 주가를 크게 부양할 호재도 부족하다. 매각 호재로 현재 주가에서 20% 상승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도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의 지분 가치는 2조원 정도다.
이렇다 보니 산업은행도 투자비 회수에 집중하기 보단 이번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높다. 1조원대 손실이 예상되지만 금호타이어 매각 실패에 이어 대우건설마저 지분 정리에 실패하면 부실 경영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다. 예비입찰 직전 재무적 투자자(FI)가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허용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산은과 자율협약을 맺은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 대우건설 지분 4.4%와 2.2%를 매각했다. 산은의 허가가 없이는 실행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대규모 블록딜로 대우건설 주가가 연일 하락했다.
IB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가가 2조원대로 덩치가 크고 건설업황이 불투영해 산업은행도 예상보다 흥행열기가 높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인수 희망기업들은 최대한 낮은 금액으로 손에 쥐길 바라고 있어 현재로선 대우건설의 주가와 매각가격 상승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