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효과 분석,미국 車부품 매출 2배 증가
해외생산 늘리는 현대기아차에 美 부품 사용 압박
12위인 美차부품의 한국 수출 2020년까지 9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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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핌=한기진 기자 ] 미국 정부가 현대·기아차에 미국산 부품을 더 많이 쓰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효과를 분석한 결과,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공략이 기대에 못미치자 차부품을 집중공략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향후 FTA 개정 협상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ITA) 산하 수출조언기구인 ‘EXPORT.gov’는 지난해 말 한국 자동차부품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Automotive Parts Opportunities for U.S. Exporters in South Korea)를 발표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양국간 자동차 산업을 종합적으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작성했다.
보고서를 보면 2012년 3월 한미FTA 발효로 미국 차 판매의 최대 걸림돌인 환경과 안전규제가 해결됐음에도 실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미국에서 생산된 승용차와 소형 트럭을 포함한 한국내 판매량은 2011년 1만2541대에서 2012년 2만84대로 한해 동안 1만대 가까이 늘었다. 햐지만, 한미FTA발표이후인 2013년에는 2만5192대로 5000여대 증가에 그쳤다.
무엇보다 2013년 판매량이 미국 자동차산업의 '빅3'인 포드는 7214대, 크라이슬러는 4143대로, 독일의 럭셔리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2만4780대)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미국산 부품 수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2년 3억300만달러에서 2013년 7억9600만달러로 두 배나 급증했다. 2014년에도 9억1400만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관세 수출이 가능해진데다 미국 부품사의 품질과 인지도가 한국에서 높았기 때문으로 자평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을 미국의 차 부품 수출 순위를 12위에서 2020년까지 9위로 높일 것을 주문했다. 델파이, TRW, 비스테온, 마그나, 존슨 콘트롤즈 등 미국 차 부품사들이 파워트레인, 전자제품, 시트 등 대부분의 차 부품의 한국 매출이 늘어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자동차시장의 지배적인 사업자인데다 미국 알라바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갖고 있어, 미 정부의 압력이 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취약한 노사관계를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고임금, 노조 파업, 생산차질 등으로 해외 공장생산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미국 차 부품사의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국내 대비 해외생산 비중은 2008년 40%에서 현재 60%로 늘었고, 기아차도 20%에서 40%로 증가했다.
또한 현대·기아차 압박은 한국 내 소매부품시장도 공략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예상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완성차 공식 서비스센터의 주문자생산방식(OEM)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본사와 부품공급 파트너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다.
한미 FTA 개정 협상 주무 부처인 미 상무부 소속 기관에서 나온 보고서인 만큼,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우리나라 부품업체는 현대기아차 납품을 통해 성장해왔는데, 그 물량이 줄어들면 자동차부품업계의 전반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