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에 코리아세일페스타까지 겹쳐 '기대'
해외여행만 늘리면 역효과…향후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영향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열흘간의 역대 최장 추석 연휴가 내수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장기연휴의 검증된 소비진작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장기 연휴에 따른 해외 여행만 증가해 내수 진작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 꺾이는 소비…장기연휴 소비진작 효과에 기대
6일 정부와 관계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장기연휴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울역 승장장에서 귀성객들이 고향 가는 열차에 몸을 싣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최근 발표된 소비지표는 나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감소하며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2.2포인트 하락한 107.7을 기록하며 두달 연속 하락했다.
새정부 출범 기대효과로 반짝 상승세를 탔던 소비가 최근 들어 다시 침체되며 내수경기 위축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새정부의 정책효과가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번 추석연휴의 소비진작 효과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장기연휴의 소비진작 효과는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징검다리 연휴였던 지난 5월 초에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매출은 10~18% 뛰었다. 이번 추석연휴는 역대 최장기간에다 징검다리 없는 연속 휴일이라 더 큰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연휴에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까지 겹쳤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장기연휴는 소매판매에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면서 "숙박·음식점과 운수업도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쓸 돈 없고, 있으면 해외로…정부 관계자도 "글쎄"
일부 전문가는 소득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장기 연휴가 주어져도 앞으로 쓸 소비를 당겨 쓰는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소비는 연간단위 계획 아래 이루어진다"면서 "(연휴 소비는) 미래 소비를 끌어다 쓸 뿐 근본적인 내수확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돈을 풀 여력이 있는 국민들은 장기연휴를 맞아 해외로 향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해외를 찾은 우리 국민은 1년 전보다 15.6% 증가했으나 방한외국인관광객은 33.7% 감소했다.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약 70% 급감한 영향이다.
<자료=관광지식정보시스템> |
해외를 찾는 국민들은 해마다 느는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관객은 뚝 떨어지면서 관광수지는 악화일로를 걷고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관광수지 적자가 150억달러(약 17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추석 연휴의 경제효과는 앞으로의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5월 임시공휴일 지정여부를 놓고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소비가 증가하는 건 확실하나 중소기업이 휴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생산일수가 줄어들거나 해외여행만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당시 임시공휴일 지정은 백지화됐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