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 정부 왜곡된 시각 여전..."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뉴스핌=김겨레 기자] 정부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대해 승인을 전제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회사 안팎으로는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날(27일) 기자들에게 "어떻게 허가를 안해주겠냐"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자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좋은 쪽으로 가는구나'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밤 한상범 부회장이 직접 나서 중국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직후여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정부가 기술유출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는 만큼 최종 승인이 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 장관이 지난 18일 중국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자 LG디스플레이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정부의 승인이 한시가 급하다. 세계 OLED TV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데 파주 등 국내 사업장에는 부지가 없고 중국 정부의 관세 부과를 피하려면 다른 대안이 없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해외 투자=기술 유출'이라는 시각이 왜곡됐다고 지적한다. 산업부는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이 중국에 진출한 뒤 BOE 등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해 LCD 시장을 빼앗겼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OLED는 중국 진출 전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 진출하기 3~4년 전부터 중국 업체들은 이미 8세대 LCD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0.5세대 LCD의 경우에는 오히려 중국이 국내 기업보다 앞서나갔다. 아울러 2014년 공장 준공 이후 어떤 기술 유출 사례도 없었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LCD를 추격해온 것은 회사 전략 방향을 올레드로 틀고 집중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중국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금을 지원하니 자연스레 점유율도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29일 TV용 대형 8.5세대 OLED 패널 생산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산업부에 기술수출 승인 요청을 냈다.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산업부의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개발 과정에 정부 예산이 투입된 탓에 해외로 나갈때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한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