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직·인력 개선요구…후폭풍 거셀 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금융감독원 분위기가 침울하다. 감사원이 방만한 경영 등을 이유로 28명을 수사 의뢰하는 등 총 39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취임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대규모 인사를 해야하는 상황에 몰렸다.
감사원은 20일 ‘금감원 기관운영감사’ 결과 문책요구 8명, 인사자료 통보 3명, 수사의뢰 28명 등을 발표했다. 이 외에 감사결과에 대한 크고 작은 책임자를 포함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문책이 잇따를 전망이다.
최 금감원장은 취임 직후 임원급 인사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았다. 신임 금감원장이 취임하면 임원들은 사의를 표하는 것이 관례다. 감사원에 의해 채용비리 및 방만한 운영, 감독 기능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대대적인 쇄신이 불가피해졌다.
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감사원은 금감원 조직이 비대한 것을 문제로 보고 있다. 상위직급을 감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전 직원 중 1~3급인 직원이 45.2%에 달한다는 것. 직원도 1999년 설립 당시 1263명보다 56%가 늘어난 1970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민원 처리를 위한 정원 외 인력도 255명에 달했다.
그러다보니 막대한 인건비와 복지비로 예산이 방만하게 쓰였다는 것이 감사원의 결론이다. 금감원의 올해 예산 3665억원은 1999년의 예산 119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를 사실상 조직 축소 및 구조조정의 지시로 이해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히 금감원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인사인 최 원장이 선임된 것도 이런 금감원의 대규모 인사설의 배경이 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이 인사 과정에서 임원 절반 이상의 사표를 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외부인사의 영입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원의 지적사항이었던 조직구조나 인력, 예산 문제는 향후 내부적으로 논의해서 수용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