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후 20여곳 대거 임명 예고
새정부 공신 '나눠먹기' 비판도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문재인 정부의 내각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수백 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장에 대한 물갈이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선별 작업이 이뤄지면서 임기가 한참 남은 인사들까지 속속 자진사퇴를 하고 있다.
관가 안팎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당위론과, '국정철학'을 빌미로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 작년 임명된 발전사 사장 4명 일괄사표
13일 정치권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 산하 발전사 사장 4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 중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4곳의 사장이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두고 사표를 제출한 것. 동서발전은 김용진 전 사장이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되면서 현재 공석이다.
임기가 지난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박구원 사장과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도 최근 사퇴를 했고, 지난 7월 자진사퇴한 가스공사는 최근 사장 공모를 시작했다.
코트라와 강원랜드, 전력거래소, 한전KDN 등 10여 곳은 연내 임기가 끝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면적인 물갈이에 나선 셈이다.
임기가 많이 남은 기관장에 대해서도 일괄 사표를 제출 받고 국정철학에 맞는 인사를 선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발전사 4곳의 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도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후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국정철학을 공유했다"며 "이를 통해 같이 가실 수 있는 분들은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석유공사 '버티기'…"직원들만 피해"
채용비리 등 각종 부당행위로 도마에 오른 공공기관장들도 대거 물갈이 대상에 올랐다.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현재 사의를 표명한 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공석과 다름없는 상태다.
정하항 서부발전 사장과 정용빈 디자인진흥원장도 감사원 감사에서 비위행위가 적발되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석유공사를 비롯한 일부 공기업들은 정당성을 제기하며 '버티기'를 하고 있다.
석유공사 노조는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의 부당한 임직원 채용과 부당노동행위 등을 문제 삼고 퇴진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노조의 사장 퇴진운동은 정치공세"라며 "공사 내부의 적폐 청산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공기관장의 버티기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권의 눈밖에 난 기관장이 있으면 예산확보나 경영평가에서 어려움이 많다"며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피해가 돌아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