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상 간첩 혐의 '증거불충분'...무죄
[뉴스핌=김범준 기자] 북한에 전달할 대북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적행위를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안재구(84) 전 경북대학교 교수가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7일 오전 열린 안 전 교수의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한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뉴시스] |
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교수는 지난 2003년 북한 공작원을 만나 국내 운동권 관련 동향을 보고하고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로 통일을 주장하는 이적단체 '통일대중당' 결성에 참여했다.
2006년에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의 동향과 활동인물의 신상정보 등을 담은 대북보고서를 작성했으며, 2011년에는 '주체사상 총서', '김정일 장군 조국통일 연구' 등의 문서와 영상물이 경기 군포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안 전 교수는 또 "죄 많은 저를 장군님께서 안아주시고 잘 하지 못한 저의 사업마저 훈공으로 받아주시니 험한 가시밭길이라도 한길로 나가야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라면서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수십차례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 2013년 안 전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희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014년 7월 1심 재판부는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와 이적단체 구성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다만 간첩혐의에 대해서는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았다는 내용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안 전 교수는 "통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내부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작성하였을 뿐, 자진해서 국가기밀을 누설할 목적이 없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작성한 자료가 공개될 경우 국가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 이익을 침해할 위험성이 명백한 국가기밀에 해당한다"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경북대 수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안 전 교수는 지난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후 9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가석방됐다.
이후 1994년 구국전위 사건으로 기소돼 또다시 사형선고를 받고 투옥됐다가 1999년 8·15 광복절 특멸사면으로 출옥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