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매판매액 전년동월대비 3.5%↑…기저효과 빼면 제자리걸음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오히려 떨어져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시동을 걸었지만 소비자는 아직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7월 소매판매액은 늘었지만 기저효과를 빼면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오히려 떨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KDI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내수 개선 추세는 여전히 견실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소비자심리도 다소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국내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3.5% 늘었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빼면 실속 없는 성장이었다. 지난해 6월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영향을 받은 것.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매 판매액이 전년동월대비 11.5% 상승했지만 화장품을 포함해 오래 사용할 수 없는 비내구재는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류나 신발과 같은 준내구재는 오히려 2.4% 감소했다.
민간소비와 관련된 서비스업생산도 여전히 부진하다. 도소매업은 1.4% 늘었지만 2016년 평균치인 3%를 한참 밑돈다. 특히 음식과 숙박업은 4.3% 떨어졌다.
문제는 소비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떨어진 것. 소비자심리지수는 향후 경기 전망이나 가계 수입 전망 등을 반영한 지표다.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은 앞으로 생활 형편이 나빠진다고 예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KDI는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5에서 94, 생활형편전망지수는 104에서 102, 현재경기판단지수는 96에서 93, 향후경기전망은 109에서 104로 떨어지는 등 소비자심리지수 주요 구성 항목이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자료=KDI> |
내수경기를 뒷받침하는 설비투자나 건설투자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7월까지 관련 설비투자지수가 올랐지만 8월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여서다.
지난 7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5% 증가했다. 하지만 8월 반도체제조용장비와 기계류 수입액이 감소했다. 향후 설비투자 부진이 예상되는 것.
건설투자는 건축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지만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축 수주와 주택 인허가, 착공 등의 둔화세가 포착됐다.
KDI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반도체와 건축 중심으로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관련 선행지표는 둔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