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매년 1000억원씩 더 늘어...인건비 높지만 생산성은 뒤떨어져
[뉴스핌=전선형 기자]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매년 1000억원대의 추가 인건비를 감당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10%대 수준인 인건비 비중(매출 대비)은 더 높아져 글로벌 자동차 기업 가운데 '인건비가 가장 비싼 기업'이 될 전망이다.
31일 기아차에 따르면 통상임금 판결 패소에 따라 추정되는 추가 인건비는 1조원 규모다. 1심 판결로 당장 노조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 4223억원이며, 추가 대표소송과 소급적용까지 포함하면 1심의 3배 가량 더 들어간다.
기아차는 1심 판결에 따라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포함시켜 당장 내년 기본급에 반영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결정된 통상임금으로 단순 계산만 해도 매년 1000억원대 수준의 인건비가 추가된다.
현재 노사는 '통상임금 판결 결과를 반영해 임금협상을 한다'는 원칙에는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노조는 고정급 비중 확대하기 위해 대폭 상향된 통상임금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향후 양측간 뜨거운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아차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부담은 10.2%로 높은 편이다. 형제기업인 현대자동차도 15.2%에 달한다. 반면 글로벌 기업인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각각 7.8%, 9.5%로 낮다. 이처럼 인건비는 높지만 생산성은 뒤떨어진다. 2015년 기준으로 현대차의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26.8시간이다. 이는 일본 도요타의 24.1시간, 미국 GM의 23.4시간보다 각각 11.2%, 14.5%나 많다.
기아차 관계자는 “1조원은 추정치이기 때문에 연간에 부담되는 인건비는 전혀 확정할 수 없다”며 “다만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앞으로 생산성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도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미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과 미국 신차부진이 맞물리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4%로 지난해 대비 1.2%포인트 떨어졌다. 순위도 4계단 떨어지며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위였던 기아차는 올 상반기 3.0%의 영업이익률로 최하위(12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흔들리면서, 한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 5위의 타이틀도 지난해 인도에 내주며 6위로 내려갔다”며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인건비와 정치적 이슈까지 몰리면서 내수ㆍ생산ㆍ수출 등 3대 지표가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