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혁신계획' 발표…외부 전문가·노조 참여
"안전 예산 한도 없이 대폭 확대…선집행 후보고 원칙"
다단계 하청구조 혁신, 산재가족돌봄재단 설립 등 추진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포스코그룹이 최근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그룹 중심의 안전관리체계 전환과 안전 예산 대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발표했다.
31일 포스코그룹은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예방TF 및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 이후 "최근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해 발생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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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송도사옥에서 고속도로 공사 현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5.07.29 yooksa@newspim.com |
포스코그룹은 이번 혁신계획에서 안전을 그룹 최고의 가치로 삼고, 기존 사업회사 중심의 안전관리를 '그룹 중심 안전관리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8월 1일부로 그룹회장 직속의 '그룹안전특별진단TF팀'을 즉시 출범시킨다. TF에는 학계 등 외부 전문가들과 직원,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그룹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진단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또한 '안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관점에서 한도를 두지 않고 안전 예산을 대폭 확대하며, 매출의 일정 비율 이상을 안전 예산으로 편성해 '선집행 후보고' 원칙으로 집행하겠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이와 함께 다단계 하청구조를 통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 구조도 혁신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그룹은 "모든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하도급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거래 중단 및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글로벌 안전우수기업 벤치마킹, M&A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산재가족돌봄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과 유가족 지원 등에도 나선다.
포스코그룹은 "친노동, 노동 안전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혁신계획을 실행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산업안전문화 조성의 선두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에서 의령나들목 경사면 보강 작업 중 근로자가 천공기에 끼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사고 소식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이례적으로 질타한 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포스코이앤씨 본사를 전격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포스코이앤씨의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4번째 산업 재해 사망 사고다. 올해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근로자 추락사를 시작으로, 지난 4월 신안산선 복선전철 터널 공사장과 대구 중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에서 붕괴, 추락으로 각각 1명이 사망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