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프로그램 첫 시행…자금·인프라·멘토링 지원
[뉴스핌=최유리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다. 기술 차별화를 강조하는 한상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술을 수혈해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업계와 회사측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대상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초기 창업 및 개발 자금부터 후속 투자를 이끌 수 있도록 네트워크 지원까지 받는다.
모집 분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 소재, 알고리즘 ▲디스플레이 융합 기술과 관련 애플리케이션 ▲4차 산업혁명 관련 시너지 기술이다. 사업 계획서 검토와 기술 전문 멘토단의 심사를 거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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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뿐 아니라 기술 개발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도 제공한다. 10월 입주를 앞둔 융복합 연구단지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보육 공간과 시제품 제작 인프라를 지원한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의 전문가 기술 멘토링이 더해진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 만든 프로그램으로 성과가 좋으면 정례화시킬 수도 있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투자 규모나 모집 스타트업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한상범 부회장의 아이디어다. 협력사 테크포럼이나 채용 설명회 등에서 아이디어가 있어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접한 것이 배경이 됐다.
회사측은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라는 CEO의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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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
스타트업을 지원해 기술 시너지를 노리는 것은 한 부회장의 기술 경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재료공학을 전공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 CEO로 기술 차별화를 강조한다. 임직원들에게 단기 실적보다는 3~5년 후를 대비하는 선행 기술과 차별화 제품을 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부회장의 '기술 드라이브'로 LG디스플레이는 안팎으로 아이디어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내에선 임직원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 '아이디어 뱅크'를 운영 중이다. 신기술이나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평가를 통해 현장에 적용하기도 한다.
외부 협력사나 학계와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한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12년부터 실시한 '신기술장비공모제'가 대표적이다. 신기술장비공모제는 중소업체와 대학 및 연구 기관을 대상으로 장비 개발 분야 아이디어를 모으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40건의 기술 개발이 진행됐다. 올해부터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국내외 중소기업과 연구소 등 잠재 협력사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디어 제안 제도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17만 여 건에 달하는 지식 자산을 축적했다. 제안된 아이디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