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리대 1개 가격 331원..미ㆍ일보다 비싸
업계 1위 유한킴벌리 3년마다 가격 인상 주도
뿔난 소비자들 "대안 생리대 간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깨끗한나라 릴리안 사태에서 시작된 생리대 논란이 가격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고 있다. 여성 1명이 40년간 1만개 이상을 사용하는 필수품이지만, 가격은 선진국보다 2배나 더 비싸다. 소비자들은 부작용 논란이 일어난 릴리안 뿐만 아니라 일회용 생리대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29일 서영교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생리대 1개당 평균 가격은 331원으로 일본과 미국(181원)보다 150원이나 비싸다. 개당 218개원인 프랑스 보다도 113원 비싼 수준이다.
정부는 생리대를 생활필수품으로 보고 2014년부터 부가가치세 10%를 면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은 선진국 대비 비싸다. 가격 상승률을 봐도 지난 6년전 대비 소비자물가지수가 13.2% 상승한 사이 생리대 값은 26.2%나 급등했다.
서영교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생리대가 가장 비싼 것"이라며 "여성들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률이나 인상 같은 이슈를 피부로 더 체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리대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유한킴벌리는 3년마다 정기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오버나이트 생리대 3종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소비자 반발과 여론에 밀려 인상을 포기했다. 다만 나머지 제품에 대한 리뉴얼을 이유로 평균 7%대 가격을 올려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리대의 재료로 쓰이는 펄프나 부직포 가격이 과거 대비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져만 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펄프와 부직포 가격은 작년 기준으로 2010년 보다 각각 30%, 8% 하락했다. 부직포는 2012년 최고치를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필수 기능에 출시하면서도 가격은 낮춘 중저가 생리대 신상품 라인을 별도로 출시했다"며 "지난해 출시한 좋은 느낌 순수생리대는 좋은 느낌 매직쿠션 보다 공급가가 30~40% 낮은 편"이라고 해명했다.
소비자들은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안정성 문제 뿐만 아니라 가격 불만까지 제기하며 전체 생리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릴리안 부작용 사태로 이어진 대안 생리대 열풍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마켓에서 지난 27일까지 한주간 판매된 면 생리대는 직전주 대비 판매량이 1051% 폭증했다. 전년 대비로도 3369% 뛰었다.
시장에서도 일회용 생리대 불신으로 시작된 대안 생리대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면 생리대나 등이 더 많이 알려지면서 사용자들이 좀 더 늘어나고, 대형마트나 판매처들도 대안 생리대 판매를 늘릴 경우 소비자들이 더 많이 대안 생리대를 찾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렇게 되면 생리대 시장에서 조금씩 대안 생리대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깨끗한나라> |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