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아닌 KADIZ 침범으로 주의 환기…국방부 "항의 조치"
[뉴스핌=정경환 기자] 러시아가 한·미 양국이 지난 21일부터 진행중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해 자국 폭격기를 이용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오는 31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양국의 을지훈련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러시아 폭격기의 KADIZ 침범에 대해 "꼭 그런 의도를 갖고 들어온다고 100% 장담은 못하지만, 전혀 없다고 얘길 할 수도 없다"며 "우리가 큰 훈련을 한다든지 하면 한 번씩 자기들도 대응하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폴레프(Tupolev)-95MS <사진=위키피디아> |
러시아 공군 소속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 편대는 지난 23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하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해당 폭격기는 투폴레프(Tu)-95MS로 알려졌으며, 태평양과 동해, 서해, 남중국해를 거쳐 날아갔다.
Tu-95MS는 옛 소련 시절인 1950년대 실전 배치된 폭격기로, 러시아의 전략무기다. 길이 46.2m, 폭 50.1m 크기다. 최고속도는 시속 830㎞이며, 항속거리는 1만5000㎞다. Kh-22 등의 미사일을 장착한다.
KADIZ 침범 당시 Tu-95MS는 Su(수호이)-35S 전투기, A-50 조기경보기 등과 함께 동해를 포함한 태평양 공해 상공에서 비행훈련을 하고 있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자국 항공기 편대의 KADIZ 침범에 대해 "한미 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한반도 지역에서 군비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무모하거나 심지어 의도치 않은 사건으로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러시아 항공기 편대가 한국 영공을 직접 침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러시아 항공기가 타국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KADIZ는 우리 영공 침범을 사전에 식별하고 경고하기 위한 영역이기 때문에 사전에 통보 없이 카디즈에 진입하면 우리 전투기가 출격한다"며 "그러다 우리 영공에까지 들어온다면 그때는 당연히 다른 조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KADIZ 침범에 대해) 우리나라와 미국 측에서 공식적인 경고 조치까진 하지 않지만, 추후 항의는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