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제와 단절" 친박 핵심 청산 불 지펴
혁신위원회도 홍 대표 지지 의사 밝혀
친박 집단 반발시 당내 갈등 재현될수도
[뉴스핌=조세훈 기자] 잠복해있던 '박근혜 출당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 보수 재건의 전제조건으로 "구체제와 단절"을 거론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인적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당 혁신위원회도 21일 친박(친박근혜) 청산의 뜻을 밝혀 당내 갈등이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뉴시스> |
홍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 전 대통령이) 무소불위한 권력을 갖고도 (탄핵 사태에) 대처하지 못한 무능한 정권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며 "안타깝지만 냉정하게 판단하고 보수 우파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보수·우파가 더는 실패한 구(舊)체제를 안고 갈 수 없다"며 "구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 핵심 인적 청산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보수 재건과 내년 지방선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적 인식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당 지지율은 10% 중반대에 머물고 있고 당 혁신안도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적폐청산위원회를 통해 국정원·언론 등 전방위에 걸쳐 전 정부 실정을 파헤치고 있어 반등의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가 일부 당내 반발이 예상됨에도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 핵심 청산을 다시금 추진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류석춘)도 홍 대표의 인적 혁신 의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혁신위 차원에서도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친박 청산에 대해서도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는 혁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이 분들에 대해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혁신위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징계 방법으로는 당원 정지, 출당, 지역 당협위원장 박탈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가 전략공천 확대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오는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공천권을 사용해 친박 청산에 나설 수도 있다. 상향식 공천권이 축소되면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현역 프리미엄'이 축소돼 현역이 공천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진다.
정치권에선 홍 대표의 인적청산 드라이브가 가속화되면 친박 의원들이 집단 발발하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