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선박 한-중 기술 격차 여전
[뉴스핌=정탁윤 기자]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과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패했다. 해당 컨테이너선은 이중 연료 시스템을 갖춘 고부가 선종이어서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이 조만간 기술 마저도 한국을 따라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감 속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 친환경·스마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중국과의 기술 격차 수준을 벌린다는 전략이다.
21일 조선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해운사(CMA CGA)는 최근 중국 조선소 두 곳과 14억4000만달러 규모의 2만2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옵션 3척 포함)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가 모두 참여했고, 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중국 업체와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주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에서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는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건조한 2만1413TEU급이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아울러 이번에 주문된 선박은 벙커C유와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 시스템을 갖춘 고부가가치 배로 중국이 기술 수준에서도 한국을 따라 잡는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에서 중국에 밀린 것은 단지 가격뿐 아니라 중국의 막강한 자본력 때문"이라며 "중국은 자국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가의 80~90% 규모의 파이낸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고부가 선박에서 중국과의 기술 경쟁력은 최소 5~10년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를 독식하며 높은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플랜트 등도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큰 선종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과는 매 건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건의 경우 선주가 낮은 선가와 중국 정부의 금융지원에 메리트를 느껴 중국을 선택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기술이나 품질은 한국 조선소가 앞서지만 중국이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친환경이나 스마트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벌려 수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