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신용등급 AA로 유지, 등급 '안정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미국과의 거친 설전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됐지만 실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도 아래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의 2차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7월29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
S&P는 18일 한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단기 국가 신용등급 역시 A-1+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데 대해 S&P는 앞으로 2년 동안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2011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취임 당시보다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 성장이 속도를 낼 경우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S&P는 밝혔다.
이번 결정은 주요 외신들이 미국과 북한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부각시킨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괌을 포위 사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던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 물러나면서 긴장감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은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 S&P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의 경제 및 재정을 악화시킬 경우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지만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여지는 낮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북한 지도부가 합리적이며, 자기 보호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추가적인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도발의 수위를 높이거나 북한의 핵무기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 미국이 인내심을 상실할 경우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북한과의 간헐적인 충돌이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탄탄한 제도적 기반으로 이를 통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 경쟁력이 원화 강세에도 꺾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교역이 부가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S&P는 한국의 1인당 평균 GDP가 올해 약 2만9000달러에서 2020년 3만3000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8.5%로 늘어나는 한편 경제성장률이 2.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서도 S&P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동력이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S&P는 가계 부채가 높아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해칠 수 있고,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 역시 재정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 발생할 막대한 통일 비용에 대한 리스크가 한국의 신용 지표 가운데 ‘약한 고리’에 해당한다고 S&P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