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미국 기업들 중국 매출 급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견제 카드로 중국에 무역 압박을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 미국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됐다.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의 대립이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 기업들이 후폭풍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다.
캐터필러의 중장비 <출처=블룸버그> |
반도체와 건설 장비 업체부터 커피 업체까지 중국이 차지하는 미국 기업의 수익성 비중이 지난 2분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상하이 주재 미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마찰에도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가운데 82%가 올해 현지 매출액 증가를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년 전 76%에서 상승한 수치다.
장밋빛 전망은 2분기 실적을 통해 설득력을 얻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의 2분기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액이 25% 급증했다.
중국이 아시아 및 유럽 수십 개 국가를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한편 수십억 달러 규모의 도로 및 교각, 철도 건설을 단행하면서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미국 기업들이 커다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중국 특수가 두드러졌다. 스카이워크 솔루션스의 2분기 매출액이 20%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의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스카이워크 솔루션스의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매출액 가운데 3분의 2 가량을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퀄컴 역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국 효과를 강조했다.
제너럴 모터스(GM)을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2분기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약 7%로 미국을 크게 앞지르는 데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효과가 맞물리면서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에 중국의 무게가 더욱 크게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터필러 그룹의 브래드 하버슨 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연말까지 중국의 제품 수요가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로이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성장률이 미국을 크게 앞지르며, 환율 역시 미국 기업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군사 도발로 인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 마찰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철강과 알루미늄에 수입관세를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미국이 이를 강행할 경우 무역전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