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해법 모색에서 중국의 역할에 실망한 미국이 무역관계에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이미 중국 무역은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미국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부문은 수출 비중이 3.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당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 수입관세 부과 등을 검토하고 나섰지만, 생각만큼 그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도움을 기대했던 미국이 한때 한발 물러섰지만, 다시 미국은 중국 지적재산권 침해를 감지해 이를 조사하고 또 중국 알루미늄 호일 수입에 대해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미-중 경제가 무역으로 얽힌 정도가 심해 강력한 통상제재는 미국 경제에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당초 예상한 효과는 거두기가 어렵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관측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블룸버그통신> |
베이징의 국제경제경영대학의 WTO연구소 투 칭관 소장은 "중국-미국의 경제가 밀접하게 엮여져 있어 미국이 후폭풍없이 특정부문을 타켓으로 삼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트럼프가 가진 카드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북핵해법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던 미국이 중국에 실망하면서 무역관계에서 칼을 뽑았다.
지난 12일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로버트 라이사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이나 지적재산권을 부당하게 훔쳤는지에 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행정메모를 통해 명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이미 전세계 2/3의 무역이 국경간 생산분업으로 밸류체인에 얽혀있고, 무역제재 자체가 미국의 기업과 미국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제시됐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데이비드 달러는 그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때 말한대로 4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수입제재와 같은 정책은 일단 강력하고 직접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미국의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 대만 등으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국제무역에서 중국이 이미 밸류체인에 비중 높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무역제재가 생각만큼은 쉽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씨티그룹의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류 리강은 "무역에서 많은 국가들이 상호 보완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특히 기술분야는 더 그렇다"며 "지적재산권이나 관세 등의 이 분야에 대한 무역제재는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