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승을 차지한 고진영이 우승 인터뷰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 KLPGA> |
시즌 첫승 고진영 “날 깨운 건 할아버지의 병환, 가족 그리고 슬럼프”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뉴스핌=김용석 기자] 시즌 첫승을 거둔 고진영이 가족 덕분에 힘을 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22세 고진영은 8월13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6545야드)에서 열린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기록, 최종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원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사실 고진영은 2015년과 2016년(대상 수상) 각각 3승씩을 올렸으나 올해 전반기까지는 우승을 써내지 못했다. 하지만 비 온뒤에 땅이 굳듯이 내실을 다진 끝에 결실을 거뒀다. 그 뒤에는 가족이 있었다.
그는 경기후 공식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진영은 “할아버지께서 (작년) 통산 7승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기억이 괜찮으셨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큰 손녀인 저에대해서도 기억을 못 하신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언뜻 제가 골프했던 것을 기억하셨는지 텔레비전 골프채널 보시는 것을 보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너 나오잖아’라고 하셨다. 내가 더 잘하면 할아버지가 나를 기억하시겠구나 생각했다”며 힘을 낸 이유를 밝혔다. 고진영은 2라운드서 8연속 버디로 1위와 1타차 2위로 뛰어오른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동안 힘든 시기를 극복한 비결에 대해 고진영은 “지난해까지는 스케줄이 많아서 쉬는 시간이 정말 거의 없었다. 올해는 내 시간이 늘었다. 온전한 내 시간을 보냈더니 되레 골프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진영은 “대회를 준비할 겸 일찍 제주도에 와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했다. 13년만의 가족여행이었다.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한라산도 등반했다. 정상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서 우승한 것 같다. 한라산 정상에서는 눈물이 나왔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는지, 힘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고지영은 전날 11∼18번 홀 연속 버디로 KLPGA 최다 연속 버디 타이 기록으로 1타차 공동 2위에 올랐다. 1,2라운드 1위를 질주하던 오지현(21)이 2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는 사이 고진영은 파 세이브에 성공,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전반전에서는 1번홀과 9번홀, 후반 들어서는 2번, 14∼15번, 17번홀에서 버디를 기록, 올시즌 첫승이자 통산 8승을 작성했다.
이 대회에서 김해림(28)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2위, 이정은(21)과 이승현(26)이 12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선두를 내달리던 오지현은 공동 11위, 김지현(26)은 공동 35위, 박인비는 공동 56위에 머물렀다.
고진영이 우승 세리머니로 물세례를 맞고 있는 모습. <사진= KLPGA> |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