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쉬이 꺾이지 않고 있다. 규제 시행 전과 비교해서 가계대출 증가 분이 되레 더 커졌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7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37조7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6조7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월(6조3000억원)과 비교해 4000억원 가량 많고 전월(6조2000억원)과 비교해도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각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7월 중 4조8000억원 늘고, 기타대출이 1조9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담대 증가 분(4조8000억원)은 지난해 11월(6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해 5월(3조8000억원)과 6월(4조3000억원)에 이어 꾸준히 늘어 7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54조6000억원이 됐다.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계 대출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모습이다. 이 대책으로 지난달 3일부터 청약조정지역 40곳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60%(기존 70%), 50%(기존 60%)로 강화됐다. 그럼에도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1만5000가구로 6월보다 1000가구 늘었다.
한은 측은 “집단대출이 꾸준히 이뤄지는 가운데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 개별주택담보대출도 계속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7월 한 달 사이 1조9000억원 늘어 월말 기준 잔액은 18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증가분을 전년 동기(5000억원)와 비교하면 네 배 가량 늘고 전월(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 늘었다.
한은 측은 “이사비 등 주택관련 자금 수요로 기타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인터넷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의 영업 개시도 기타대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월 27일에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31일 기준 대출액은 3000억원을 넘겼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7월 중 7조1000억원 늘어 월말 기준 잔액은 771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대기업 대출이 2조4000억원 늘어 잔액 155조1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은 4조7000억원 증가해 6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한 달 동안 3조1000억원 증가했다. 7월 말 잔액 기준으로는 275조7000억원이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액은 2015년 7월(3조7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다.
자영업자 대출 역시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 임대업자를 중심으로 대출이 많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