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경영자 기용한 카드 실패했다 평가 나와
한국지엠 고위 관계자 "미국 GM 임원이 새 사장으로 올 것"
[뉴스핌=전민준 기자] 사실상 경영자 부재 상태인 한국지엠(GM)의 새로운 사령탑(CEO) 인선이 2주 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사장에는 미국 GM본사 임원의 파견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국계 경영자 선임이란 본사의 전략적 카드가 실패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지엠 고위 관계자는 4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주 초부터 미국본사에서 한국지엠 신임 사장 인선절차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미국 본사에서 (임원이) 파견 형태로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18일 이전에 어떤 신임 사장이 내정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GM본사는 지난 2016년 1월 한국계 미국인인 제임스 김 사장을 한국지엠 사령탑에 앉힌 바 있다. 한국계 사장을 통한 토종기업 이미지 구축과, 이에 따른 판매 증대 효과를 볼 것이란 기대에서다. 여기에 강성인 한국지엠 노조와의 불협화음을 제거하는데도 한국계 사장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제임스 김 사장을 기용한 이같은 전략적 카드는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차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노조와도 임금협상이 부결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제임스 김 사장.<사진=한국지엠> |
실제 제임스 김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2016년 내수판매는 18만275대였으나, 올해 상반기 7만2708대를 팔며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한국지엠의 최근 3년간 영업적자는 1조9718억원으로 늘어났다.
노사 관계도 갈등만 더 커졌다. 올해 생산물량 감소로 한국지엠의 한국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이달 중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임스 김 사장은 임기인 내년 1월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달 말 퇴진키로 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지엠 내부에서 새 사장을 선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제임스 김 사장이 조기퇴진한 직접적인 이유가 판매부진과 노조갈등이었던 만큼, 이를 당분간 원만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한국계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지난 7월 초 사의를 표명했던 제임스 김 사장은 현재 휴가 중이다. 한국지엠이 사실상 경영공백 상태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런 여파로 지난달 총 4만1406대를 판매, 전년 동월 대비 9.9%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