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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빚, 안 갚아도 되나?…연체채권 탕감, 오해와 진실

기사입력 : 2017년07월31일 17:04

최종수정 : 2017년07월31일 17:21

소액장기연체 채무자라도 모두 지원 대상은 아냐
상환능력 평가해 지원할 것

[뉴스핌=이지현 기자] “소액·장기 연체채권을 정리해 취약계층의 생활권 확보를 지원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건 공약입니다. 이 공약이 곧 실현될 전망입니다. 이달 취임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월 중으로 국민행복기금과 민간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소액·장기 연체채권 정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도 정리하겠다고 언급했죠.

연체채권을 정리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빚을 안 갚아도 되게 탕감하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정리 대상인 채권은 어떤 것일까요. 내 빚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정리 대상인 채권 종류는?

정부는 ‘소멸시효 완성채권’과 ‘국민행복기금 보유 소액·장기 연체채권’을 정리대상으로 정했습니다.

소멸시효 완성채권이란 통상 그리고 현행법상으로 연체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난 채권을 말합니다. 하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라 하더라도 채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자가 변제를 청구하면 법원은 채무자에게 지급명령을 합니다. 다만 이때 채무자가 ‘항변권’을 행사해 소멸시효 완성에 따라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것을 밝혀야 법원은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해 줍니다.

이 같은 권리 행사 없이 채권자의 빚 독촉에 채무자가 100원이라도 갚으면 채권은 살아나고, 채무자는 빚을 갚아야 합니다. 은행이나 금융사가 액면가의 2~3% 정도의 가격으로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대부업체에 팔고, 대부업체는 빚 독촉을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무리한 빚 독촉으로 인해 채무자의 정신적 물리적 피해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나선 것입니다. 이날 정부는 국민행복기금과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소멸시효완성채권 총 21조7000억원을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총 123만명, 21조원의 채무가 사라질 예정입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이번 정리 대상에 포함된 소액·장기 연체채권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입니다. 통상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만, 장기연체채권은 소멸시효 완성 전 채권자나 채권기관이 소송 등을 통해 시효를 연장한 채권입니다. 이런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되려면 15~25년이 걸리죠.

국민행복기금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장기 부실채권을 저렴한 가격에 사와 상환능력이 부족한 채무자들에 대해 채무의 일부를 변제해준 뒤 장기간에 걸쳐 상환토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새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장기연체 채권자의 채무를 변제해주기로 했습니다.

◆ “내 빚도 안 갚아도 될까?”

정부가 적극적인 장기연체자 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소액장기 연체자라고 해서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건 아니라는 거죠.

지난해 11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죽은채권 3174억 소각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채권 시효가 완성된 이후에 단돈 100원이라도 채무를 상환했다면, 소멸시효 완성채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채권 소각 대상이 아닙니다. 본인의 채무가 오래 연체된 상황이라면 채권 금융기관을 통해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행복기금 보유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소액장기연체채권도 전부가 지원 대상은 아닙니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만 선별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현재 국민행복기금이 가지고 있는 소액장기연체채권 대상자가 40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요. 이들의 상환능력을 평가해 일부만 채권을 정리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민간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소멸시효 완성채권입니다. 채권 소각은 민간금융사 자율로 결정하기 때문에 정부가 소각하라 마라 결정할 수 없습니다. 대부업을 제외한 민간 금융사가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채권은 작년말 기준으로 약 4조원(91만20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과 저축은행 몇 곳이 작년 하반기부터 자율적으로 소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업체가 갖고 있는 채권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부업체는 9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협회도 금감원과 협의해 대부업체들이 보유한 소멸시효 완성채권 규모를 파악하고 소각하는 쪽으로 협조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대부업체 수가 워낙 많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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