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환율·경기 우호적.. 패스트가 1/3 견인력
"아시아 증시 강세장, 뉴욕보다 오래갈 것"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8일 오후 2시5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아시아 증시가 5년 만에 맞는 최대 강세장이 뉴욕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강세장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팡(FANG;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있다면 아시아 증시에는 그에 못지 않은 '패스트(FASTT)'가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폭스콘(F), 알리바바(A), 삼성전자(S), TSMC(T), 텐센트(T)가 아시아 주가 상승률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종목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FASTT는 MSCI 아시아(일본 제외) 지수의 연초대비 수익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분의 1에 이른다.
지난 5년간 폭스콘, 알리바바, 삼성전자, TSMC, 텐센트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
MSCI 아시아 지수는 올 들어 28% 상승하면서 지난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MSCI 아시아 지수의 수익률 가운데 텐센트 홀딩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8.24%이며, 알리바바는 7.86%, 삼성전자는 7.62%다. TSMC는 4.16%, 폭스콘은 2.15%로 뒤를 잇는다.
이들 FASTT주들은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이 35%에 이르렀다. 셀사이드(sell-side) 애널리스트들이 이들 기업의 평균 순익 전망치를 23% 상향한 것도 투심에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아시아 증시의 상승 재료는 뉴욕 증시보다 더 광범위하다는 평가다. 뉴욕 증시의 상승을 이끈 종목이 대부분 기술주 혹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헬스케어주였다면, 아시아 증시에서는 기술주 뿐만 아니라 금융주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말 이후 MSCI 아시아지수 금융주(검은색)와 MSCI 아시아지수 IT주(파란색) 추이 <자료=블룸버그> |
아시아 금융주들은 예상 주가순익배율(PER)이 13배에 이른다. 지난 한 달간 순익 증가세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차이나 에버그란데 그룹(항대집단)은 올 상반기 순익이 작년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KB금융그룹도 지난 2분기 순익이 9901억달러에 이르면서 시장 예상치 7840억달러를 크게 뛰어넘었다.
환율 여건도 아시아 지역에 우호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에 조심스러운 기조를 보이자 아시아 통화 가치는 일제히 오른 반면 달러지수는 14개월래 최저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들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사하기 전까지는 미 국채금리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며, 달러 가치 역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속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아시아 국가인 중국은 최근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경기둔화 우려를 점차 잠재우고 있다. 중국이 수입하는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이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6%에서 6.7%로 상향했다. 실제로 이에 앞서 발표된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역시 6.9%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바 있다.
구리 9월 선물 가격은 최근 2.87달러로 오르면서 2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다. 구리는 전자제품은 물론 자동차, 건설, 조선을 비롯한 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그러다보니 구리 가격은 실물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되며 '닥터 코퍼'로 불리기도 한다.
아시아 시장의 밸류에이션 역시 아직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MSCI 아시아 지수는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이 14배에 이른다. 지난 6년간 범위에서 보면 높은 편이지만 금융위기 발생 전인 2007년 당시의 19배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부문 액티브투자 책임자 벨린다 보아는 "현재 경기확장세가 이전보다 크게 점진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는 경기 확장기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려면 몇 분기가 아니라 몇 년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