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기업+정부 함께 적립…국내 여행지서 지출
프랑스 벤치마킹…기업 참여 · 사용처 확보가 관건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정부와 기업이 근로자의 휴가비를 지원하게 된다. 근로자와 기업, 정부가 일정 비율로 휴가비를 적립해 휴가 사용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내수경기도 부양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프랑스에서 시행되고 있는 '체크바캉스'를 벤치마킹해 내년 구체적인 제도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 "쉬면서 합시다"…바캉스 비용 정부·기업이 지원한다
<사진=게티이미지> |
정부는 25일 노동자 휴가지원제, 이른바 한국형 '체크바캉스'를 포함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한국형 '체크바캉스'란 기업과 근로자가 공동으로 여행자금을 적립하고, 정부가 추가로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근로자(20만원)와 소속 기업체(10만원)가 각각 적립한 분담금에 정부가 여행경비 일부(10만원)을 보조해 국내 여행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이 같은 형태로 체크바캉스 시범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정부는 대상과 지원 방식, 예상 규모 등에 대해 올해부터 연구를 거쳐 오는 2018년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기금 등의 예산을 활용할 수 있어 내년부터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체크바캉스는 기업과 근로자가 적립한 여행자금에 정부가 5만원 내지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수혜받기는 어렵지만, 문화부와 재정당국이 하려는 의지가 있어 내년에는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415만명 수혜…가맹점 17만개 활성화
정부가 '체크바캉스' 모델로 삼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415만명이 이 제도의 수혜를 받았다.
프랑스 관광부는 기업형 산하공공기관인 ANCV에 '체크바캉스' 운영을 맡기고 있다. ANCV는 사업주와 이용자가 1:1로 여행경비를 적립한 후 바우처를 발행해 여행지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용자에게 바우처를 받은 관광업계가 ANCV에 환급을 요청하면 ANCV가 환급수수료 1%를 떼고 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15년 기준으로 프랑스 체크바캉스 발행금액은 15억7000만유로(약 1조9000억원)이며, 사용처인 관광·레저 가맹점은 17만개소에 달한다.
한국형 체크바캉스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의 참여와 사용처 확보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금액을 지원한다 해도 기업이 참여하지 않거나, 휴가비를 지원받는다 해도 사용할 곳이 없으면 활성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1982년 체크바캉스 제도 도입 후, 1983년 대기업 참여를 통해 초기 정착을 유도했다. 이어 1984년에는 기업위원회의 법 제정을 통해 기업 워크샵 등에 체크바캉스를 활용하게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프랑스 체크바캉스 제도를 모델로 한국형 체크바캉스 제도를 도입할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면서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방법과 사용처 확보 등도 함께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