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최근 무인 편의점이 중국 유통 시장의 핫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기술적 결함 및 불법 건축물 논란이 제기되며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무인 편의점 브랜드 빈궈허쯔(繽果盒子 빙고박스)는 에어컨 오작동 등으로 영업을 일시 중단하는가 하면 불법 건축물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몇 개월간 중국 유통업계 가장 큰 화두는 무인 편의점이었다. 지난해 자동 결제 상점 ‘아마존고’가 미국 시애틀에 개장한 이후, 중국에서도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무인 편의점이 생겨나며 중국 소비 시장의 혁신 바람을 몰고 왔다.
하지만 기술적 결함, 불법 건축물 논란이 제기되며 무인 편의점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실제 지난 7일 상하이에서 영업 중이던 무인 편의점 브랜드 빈궈허쯔(繽果盒子)는 영상 35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 속 에어컨 오작동 등 문제로 영업이 일시 중단됐다.
현지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최근 상하이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가운데 편의점 실내 온도가 40도를 상회하는 등 그야말로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며 “무엇보다 편의점 내부 전시된 식품이 상하는 등 문제가 발생해 우려를 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이용자 후기에 따르면 에어컨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도 내부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 쇼핑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었다"며 "기술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중국 내 무인 편의점 열풍을 일으켰던 빈궈허쯔는 최근 에어컨 오작동 등 문제로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
지난 13일 빈궈허쯔는 영업을 중단한지 일주일여만에 문을 다시 열었지만 이번에는 불법 건축물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빈궈허쯔의 무인 편의점 면적은 약 15제곱미터로, 이미 조립된 구조물을 운반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공공자원을 점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기존 건축물 규정 부합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공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빈궈허쯔는 13일 당국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에어컨 작동 문제로 빈궈허쯔 편의점 실내 온도가 치솟으면서 내부 식품이 상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
무인 편의점 기술적 결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무인 편의점은 등장 초기부터 자동화 시스템 등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직원이 수시로 물품을 체크해야 하는 등 완벽한 무인 서비스 구현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무인 편의점 산업이 이제 막 발을 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財經)은 “무인 편의점 시장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보완되야 할 부분이 많다”며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 외에도 기존 법·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우려를 고려한 듯 알리바바 단순 사업 확장 보다는 기초 서비스 및 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최근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淘寶造物節)에서 무인 마트 ‘타오카페(淘咖啡)를 선보인 알리바바는 무인 마트 사업과 관련해 지불, 계좌, 안면 및 음성인식기술 등 무인 마트 영업에 필요한 전방위적 기술 확보 및 이에 기반한 스마트 유통 생태계 구축을 사업 방향으로 제시한바 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그룹 CEO는 현지 매체 텅쉰차이징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인 마트가 기존 편의점에 비해 효율성이 뛰어나고 사회적 자원 절감 등 효과가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와 같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 및 하드웨어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알리바바는 우위 선점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기본적인 기술 및 서비스 개선에 주력해 스마트한 차세대 유통·소비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