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포트폴리오] 선진국, 긴축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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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허정인 기자] 채권시장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 선진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가 오르는 중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유기간, 목표 수익률 등을 신중히 고려해 매수할 것을 권했다.
국내 원화채는 대체로 축소를 권했고,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은 확대와 유지로 의견이 확연히 갈렸다. 국채 대비 수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하이일드 채권의 도산 위험이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유하고 있으면 안고 가되, 신규 매수는 내년으로 시기로 늦출 것을 권했다. 절대금리 메리트는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달러/헤알 환율이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어서다.
4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등 1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3분기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에서 국내 채권 유지를 권한 기관은 지난 분기 9개 기관에서 5개 기관으로 줄었다. 반면 원화채 보유 축소를 권한 기관은 3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그만큼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수 순으로 ▲올해 4분기(5개 기관) ▲내년 1분기(5개 기관) ▲내년 2분기(2개 기관) ▲내년 3분기(2개 기관) 인상을 예상했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트레이딩 총괄 상무는 “올해 3분기부터 시장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을 수 있다는 희망, 유가하락으로 인한 인플레 부진 등으로 최근 금리가 많이 내렸는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긴축을 시사하는 등 3분기를 기점으로 금리가 다시 상승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하반기 미국이 한 차례 정책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전반적으로 시장금리는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금리상승 추세는 하이일드 채권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고채 대비 금리 메리트가 높은 편이지만, 금리 상승 기조는 한계기업의 도산리스크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4개 기관 중 5개 기관이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유지를 권했고 4개 기관이 확대, 5개 기관이 축소를 권했다.
김효열 교보생명 관화문노블리에센터장은 “전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는 상태에서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주로 저금리로 연명하는 기업들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도산 가능성도 같이 높아진다”며 “굳이 리스크를 지고 하이일드에 투자하기 보다는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편이 효율적이다”고 답했다. 김 센터장은 “투자 수익률이 내려가는 금리 하락기가 하이일드 매수시점”이라며 “지금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하이일드채권 확대를 권한 곳도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도산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탁장원 신한은행 PWM 분당중앙센터 PB팀장은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면서 미국의 기업 부도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이일드 채권이 갖고 있는 고금리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약점인 부도율이 떨어지고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유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는 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분기 투자자들의 마음을 휩쓸었던 브라질 국채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2분기 6개 기관이 투자 확대를 권했지만 3분기엔 2곳만이 확대를 권했다. 브라질의 정치 리스크,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헤알화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는 점이 최대 리스크로 꼽혔다. 다만 장기보유를 계획 중이라면 올해부터 내년 사이를 저가매수 시기로 봐도 좋다는 응답이 나왔다.
고창범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풍부한 천연자원 등 브라질은 여전히 개선 가능성이 있고 정부가 강한 개혁 의지를 보이는 등 정치리스크도 해소될 여지가 있다. 고금리에 비과세까지, 브라질 국채는 독보적인 투자상품”이라며 “다만 달러/헤알 환율이 향후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보다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진입해야 한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계속해서 유지하는 편이 낫고 신규진입은 투자기간을 고려해 신중히 매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신규진입 시기로 내년을 추천했다. 김효열 센터장은 “브라질 정치도 안정되고 미 금리가 본 궤도에 올라 달러화가 안정되는 내년이 신규진입 시기로 좋다”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브라질은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 헤알화 환율이 더 오르는 것을 보고 저가 매수해 캐리수익을 내는 편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