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자금유입 당장은 크지 않을 듯"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에 성공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 호재임에는 분명하나 장기적 영향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각) MSCI는 연례 시장 지수 재분류를 통해 A주를 MSCI 신흥시장지수와 MSCI ACWI(전 세계) 지수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6월 MSCI가 A주를 신흥시장 지수 예비 명단에 올린 뒤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번의 시도 끝에 편입에 성공한 것이다.
MSCI 측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증시 연결프로그램 확장에 따른 시장 접근성 개선과 본토 거래소의 사전승인 요건 완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합격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증시 연결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일일 투자 한도 문제를 감안해 지수 편입 과정이 두 단계로 이뤄질 예정이며, 첫 번째는 2018년 5월 반기 지수 리뷰에서 이뤄진 뒤 같은 해 8월 분기 지수 리뷰 때 두 번째 단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MSCI는 우선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 222개 대형주를 지수에 편입할 계획으로, 초기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편입 비중은 0.73%가 될 예정이다. 당초 MSCI가 제안했던 169개 종목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지수별 A주 편입 비중 <출처=MSCI리포트> |
◆ 예상했던 결과…장기 효과는 “지켜보자”
MSCI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지수로 MSCI를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글로벌 자금은 약 10조달러에 달한다. 이 중 MSCI 신흥시장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은 1조6000억달러 규모인 만큼 전문가들은 지수 편입에 따른 단기적 자금 유입 효과가 분명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A주 편입 소식을 환영한다며, 중국 주식을 주류 투자 대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이번 결정 덕분에 자사 고객들도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6월 A주의 MSCI 중국지수 및 신흥지수 편입 여부가 발표된다 <사진=바이두> |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주식이 모두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될 경우 향후 10년 동안 자산운용사, 연기금 및 보험사로부터 4000억달러 이상의 돈이 중국 본토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매튜스 차이나 디비던드펀드 매니저 유 장은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이 글로벌 증시에 편입되는 이정표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장은 유입 효과가 비교적 적은 수준일 것이라며, 일일 거래규모 500억~600억달러 수준인 시장에서 유입액은 100억~110억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될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가 소개한 전문가 반응들 중에는 장기적 효과를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아카디안 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아샤 메타는 “당장은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뛰어들어 수익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되겠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낮지 않은 수준이라 얼마나 오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단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는 기대되나 해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크마켓츠 수석 시장애널리스트 나임 아슬람은 “MSCI 신흥지수 편입으로 신규 자금 유입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긴축 움직임으로 중소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부담이 올 수 있어 지수에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 자산운용 미국 ETF캐피탈마켓 대표 루크 올리버는 “편입 소식이 긍정적 서프라이즈이긴 하나 완전히 예상 못한 시나리오는 아니었다”면서 앞으로 좀 더 큰 움직임을 위해 중국이 진전을 보여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UBS자산운용 이머징마켓 애널리스트 루시 치우는 “단기적 투자심리 개선은 있겠지만 펀드자금 유입이라는 실질적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며 “당장 80억~100억달러 정도의 자금 유입이 있겠지만 일일 거래량이 700억달러 수준인 시장에서 이는 극소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