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43% “맞춤법 틀리면 안 뽑아”
헷갈리기쉬운 ‘안 돼’ ‘며칠’ ‘으레’ ‘담그다’
‘개발’ ‘계발‘, ‘결재’ ‘결제’ 등 쓰임새 챙겨야
[뉴스핌=황유미 기자] 직장인 장모(여·29)씨는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났지만, 그 남자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다시 만날 마음을 접었다.
남성은 소개팅 당시 감기기운이 있었던 장씨에게 다음날 '감기 다 낳았어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장씨는 "'아이를 낳다'와 병이 없어지는 '낫다'를 구분하지 못한다. 맞춤법조차 모르는 것 같아 마음이 가지 않더라"고 했다.
기본이라고 생각되는 맞춤법.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틀리게 쓰는 단어들이 꽤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 92%가 맞춤법이 잘못된 자기소개서를 본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인사담당자 43.3%는 "능력 뛰어나도 맞춤법 등 국어실력이 부족해 보이면 탈락시킨다"고 답하기도 했다. 맞춤법이 사람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해당 조사를 통해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으로 '돼와 되'가 꼽혔다. '며칠과 몇일'도 있었다.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10가지를 모아봤다.
◆ 많이 헷갈리고 틀리면 창피한 맞춤법 10가지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맞춤법이다.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기본형이 '되다'로 '되+어' 형태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되'로 끝나는 말은 없다. 그렇게 때문에 안 된다고 말할 때는 '안 돼'가 되어야 한다.
'되'의 형태는 다른 어미와 함께 쓰인다. '되'라는 어간이 자음이 있는 어미와 쓰일 때는 '되'가 된다. 예를 들면 '~되고 있다' '그러면 되지 않을까' 등이다.
'며칠'과 '몇일'도 가장 많이 틀리는 표현 중 하나로 꼽혔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며칠'로 써야 한다. '몇일'은 '며칠'의 잘못된 표현이다.
관형사 '몇'과 의존명사 '일'의 조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몇 월'처럼 말이다.
그러나 발음을 보면 '몇 월'과 '몇 일'의 구조가 다름을 알 수 있다. 몇 월의 발음이 '며둴', 즉 '몇'에서 받침 ㅊ이 대표 받침 발음 'ㄷ'으로 바뀌는데 반해 몇일은 '며칠'로 발음된다. 두 단어는 같은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원이 불분명하면 어원을 밝혀 적지 않는다는 한글맞춤법 제27항에 따라 소리나는대로 '며칠'로 적는 것이다.
"몇 월 며칠에 만날까?" "며칠 차이밖에 안 나는 걸?" 문장을 기억해 두자.
"김치를 담그다? 담구다?" "문을 잠그다? 잠구다?" 등도 많이 헷갈려하는 표현 중 하나다. 활용형인 "담궜다, 담갔다", "잠궜다", 잠갔다" 역시 마찬가지다.
우선 '담구다' '잠구다'는 틀린 말이다. '담그다' '잠그다'로 쓰는 게 맞다. '물에 발을 담그다' '김치를 담그다', '문을 잠그다' 등으로 쓰면 된다.
이 두 단어가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활용형 역시 '담갔다' '잠갔다'가 돼야 한다. 어간 '잠그-' 뒤에 어미 '-어/아'나 '-었/았'이 붙으면 어간 끝의 'ㅡ'가 탈락하면서 '잠가-' '잠갔-' 형태가 돼야 하는 것이다.
담그다 역시 같은 원리로 '담가-' '담갔다' 등으로 써야 한다.
흔히 우리가 '두말할 것 없이, 틀림없이' 등의 뜻으로 사용하는 부사는 '으레'가 맞다.
'그는 회사 일을 마치면 으레 술을 마시러 갔다' '그들은 으레 자신들의 권력을 쉽게 휘두르곤 했다' 등으로 사용하는 게 가장 대표적 예다.
반면 '으레'와 헷갈려 하는 '으례'는 없는 단어다. '의례'와 헷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례'란 '의식'의 다른 말로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을 뜻한다. '의례 준칙' '통과 의례' 등으로 사용된다.
이 두 한자어는 발음이 비슷해 자주 바꿔쓰는 경우가 생긴다. 개발(開發)은 '새로 만들어 내는 것'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내는 것'을 뜻할 때 쓰인다. 즉, 상태를 더 좋게 만들어 나가는 현상에 활용될 수 있는 말이다.
계발(啓發)은 '잠재돼 있는 슬기,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울 때' 사용된다. 숨겨져 있는 속성을 더 나아지게 한다는 의미다.
가장 쉬운 예시로 '신제품을 개발한다' '별다른 노력 없이 천부적인 잠재력이 계발되겠니?' 등으로 쓰인다.
계발은 정신적 능력에 쓰이기 때문에 물질적인 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반면 개발은 재능, 능력 뿐 아니라 기술, 경제, 제품, 인력 등 물질적인 것과 어울려 쓴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다.
결재(決裁)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해 허가하거나 승인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보통 '결재 서류'라고 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반면 결제(決濟)는 '금전 관계를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란 의미다. 보통 '카드 결제' '현금 결제' 할 때 쓰인다.
결제의 '제(濟)'는 '물 건널 제'로, 어떤 상황이 이미 끝났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결제라는 말이 금전을 주고받는 것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쓰인다는 것을 기억하면 쓰임새가 헷갈리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은 웬지 기분이 좋아."
이 문장은 잘못됐다. 여기에서 '웬지'는 '왠지'로 쓰여야한다.
왠지는 '왜인지'가 줄여서 된 말로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 뜻을 지닌 부사로, 이때에만 '왠-'이 쓰인다.
반면 '웬-'은 '어떠한' '어찌 된'의 의미를 지닌 관형사로 명사나 의존명사 앞에서 활용된다.
'웬 낯선 사람이 찾아왔는데?' '웬만큼 그 직장에 적응 됐다' 등의 방식이다. 쉽게 말해서, '왠지'라는 표현 외에는 거의 '웬~'이 붙어서 사용된다고 기억하면 좋다.
"점심때 오든지 저녁때 오든지 상관없어."
이 문장에 사용된 '-든'. '-든' 대신 '-던'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든'의 '-던' 글자 형태와 발음이 비슷해 헷갈린 탓이겠지만 쓰임새는 전혀 다르다.
'-든지'는 어느 것을 선택해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을 나열할 때 쓴다. 중요한 건 '선택'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말, '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처럼 말이다.
반면 '-던지'는 과거에 경험했거나 알게 된 사실을 회상해 답할 때 쓴다. '어찌나 그림을 잘 그리던지' '날이 얼마나 춥던지 손이 곱아 펴지지 않았다'처럼 사용한다. 즉 '-던'은 과거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모두 사용한다. 그렇지만 뜻이 다르기 때문에 쓰임새가 다르다.
'있다가'는 '있다'에 연결어미 '-다가'가 붙은 활용형으로 '존재(在)'의미가 포함돼 있다. "집에 있다가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등으로 쓰인다.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 뜻을 가진 부사로 이 자체로만 쓰인다. "이따가 단둘이 있을 때 얘기하자" "이따가 보자" 등으로 활용된다.
즉, '있다가'는 장소적 의미로, '이따가'는 시간적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말하는 대로? 말하는 데로?"
위 문장에서는 '말하는 대로'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대로'와 '~데로'는 헷갈리기 쉽다.
'대로'는 의존명사로 '어떤 모양이나 상태와 같이' '어떤 상태나 행동이 나타나는 그 즉시' 등의 의미다. '집에 도착하는 대로 편지를 쓸게' '꿈꾸는 대로 이뤄질 거야'가 대표적인 사용 예다.
'데로'는 자체가 단어가 아니다. 장소를 나타나는 의존명사 '~데'와 조사 '~로'가 합쳐진 말이다. '어두운 곳에 있지 말고 밝은 데로 나와' '깊은 데로 가지마' 등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말하는 대로'는 '말하는 것과 같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기에, 이때 '대로'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