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리스크 '대체로 균형' 인플레 전망 하향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8일(현지시각)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크로 경제에 대한 리스크 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 것.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3월에 비해 일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유로화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AP/뉴시스> |
드라기 총재는 이날 올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5%로 제시, 지난 3월 예상했던 1.7%에서 소폭 낮춰 잡았다. 2018년 전망치도 1.6%에서 1.3%로 떨어뜨렸고, 2019년 전망치는 1.6%로 유지했다.
정책자들의 목표치에 못 미치는 인플레이션은 ECB가 경제 지표 개선에도 통화정책 정상화에 소극적인 주요인으로, 이날 전망치 수정은 일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결과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책자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매크로 경제 전반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경제 성장과 관련한 리스크 평가를 ‘대체적으로 균형잡힌’ 상태라고 한 단계 개선시킨 것.
다만,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상승 기조를 보일 때까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은 성명서 문구와 관련, 드라기 총재는 정책자들 사이에 반대 의견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ECB는 이날 회의 성명서에서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문구를 삭제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를 포함한 일부 외신들은 ECB가 출구 전략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자산 매입 프로그램과 관련, 드라기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축소 여부와 시기 등 투자자들이 관심을 모으는 사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C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대해 유로화는 약세로 반응했다. 이날 장중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0.3% 내린 1.1223달러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의 인플레이션 전망치 하향이 전날에 이어 유로화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증시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장중 독일 DAX 지수가 0.3% 가량 완만하게 올랐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2% 내렸다. 스페인 증시는 강보합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