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연평균 주행거리로 미리 보험료 할인제 도입
[뉴스핌=이지현 기자]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자동차보험 '주행거리특약'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가 할인되는 주행거리 범위를 확대하자 중소형사들도 새로운 개념의 마일리지특약을 도입하고 나섰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오는 6월부터 기존 주행거리특약을 폐지하고 '바로할인' 방식의 주행거리특약을 신설한다. 바로할인 방식이란 가입 전단계에서 고객의 연평균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미리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자동차보험 '주행거리특약'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사진=뉴시스> |
마일리지특약은 보통 선할인과 후할인 방식으로 나뉜다. 선할인은 가입 전 일정 주행거리를 약정한 뒤 보험료를 우선 할인해준다. 1년 후 실제 주행거리와 비교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반면 후할인은 가입 1년 후 주행거리를 측정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다만 최근에는 선할인 방식의 주행거리특약은 대부분 없어진 상태다. 후할인에 비해 보험료 할인폭이 적은데다, 보험 가입자들이 1년 후 일정 기준 이상을 주행해 추가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도, 다른 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보험료 징수가 쉽지 않았기 때문.
흥국화재에서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바로할인 방식은 가입 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선할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고객의 이전 연평균 주행거리를 할인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년 뒤 보험료 추가 징수가 없다.
또 개인용에만 적용되던 마일리지 할인을 업무용 승용차와 개인소유 4종·경화물, 3종·경승합차까지 확대키로 했다. 할인 적용 구간도 1만5000km에서 업계 최대 수준인 1만8000km로 확대한다.
최근 보험업계에서 주행거리특약의 경쟁이 가속화되자 중소형사들도 새로운 혜택을 내세워 고객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개인용 자동차 총 1524만대 중 553만대가 주행거리특약에 가입해 가입률이 36.3%로 나타났다. 도입 초기였던 2012년 가입률이 11.4%였던 것에 비하면 4년 만에 가입률이 3배 넘게 증가한 것.
올해는 주행거리특약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보험료를 인하한 이후 주요 손보사들이 주행거리특약 할인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손보는 올해 1월 보험료가 할인되는 주행거리 기준을 연간 1만5000km에서 1만8000km로 확대했다. 대형사인 현대해상도 지난 4월부터 연간 주행거리가 3000km이하인 경우 22%였던 할인율을 32%로 높였다.
메리츠화재도 다음달부터 업계 할인율을 확대하고, 업계 최초로 2만km 할인 구간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 보험사에서 주행거리특약의 할인 혜택을 강화하면서 도입 초기 11.9%에 머물렀던 할인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38%까지 상승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특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인율이나 할인범위 등 혜택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도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사고가 덜 나 손해율이 낮기 때문에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행거리특약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