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추세 역전으로 돈버는 헤지펀드 늘어
[뉴스핌=이영기 기자] 종목 전문가들은 지금은 트럼프 이전의 투자 전략을 다시 꺼내볼 때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의 종료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장 탄핵될 것이고 생각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그의 정책 실현이 어렵고 최근 FBI국장 해임 등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트레이드'로 위협받던 일부 헤지펀드가 최근들어 추세 역전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시사적이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뉴욕 증시가 강하지만 이는 감세와 규제완화, 인프라투자 때문이 아니라면서, 실제 트럼프 정책 효과의 수혜주들은 선거 후 연초에 비해 주가가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감세로 최대의 혜택을 보는 기업들은 대선 후 초기의 상승 분을 모두 반납했을 뿐만 아니라 더 하락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주식들은 반대로 투자한 것이 성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JP모건의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오우도 "공매도 비중을 보면 대전 이전보다 감세 수혜 기대주의 공매도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사라져버린 지금도 증시가 지지되는 이유는 글로벌경제의 동시 회복이다. 유럽과 영국, 일본이 올해들어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WSJ 지는 애널리스트들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종목이 하향조정한 종목 보다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그 정도는 2010년 그리스 구제금융 이후 최고라는 것.
하지만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동시 회복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씨티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와 인플레서플라이즈 지수가 모두 음(-)으로 바뀌고 또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이를 벌써 반영하고 있다. 10년만기 미 국채 유통수익률은 지난 12월 2.6% 고점에서 2.25%로 내려왔다. 경기가 좋을 때 벌어지는 10년물-2년물 수익률 차이(Gap)도 지난해 대선일 때보다 좁아졌다.
주식시장에서도 대선 이후 경제성장에 대한 낙관론은 경기 민감주 선호와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증시는 2월 말부터 첨달 기술기업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WSJ는 다만 "트럼프가 의회와 호흡을 맞춰 잘 할 수 있다고 아직도 믿는 투자자라면 소형주와 인프라주, 경기 민감주에 계속 투자하라"고 희화했다.
한편,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라고도 불리는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해 위협을 받던 일부 헤지펀드가 최근에 잘 나가고 있다.
이 날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67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스웨덴계 헤지펀드인 인폼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IPM)의 주력 시스테마틱 매크로 펀드(Systematic Macro Fund)가 여타 경쟁 펀드를 제치고 올들어 9%에 달하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북미 호주, 홍콩 주식시장에 비해 유럽 주식 상승에 투자하고 통화는 유로화와 엔화 강세에 베팅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랠리로 불리는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상승세로 인해 타격을 입었다가 최근 앞선 추세의 역전으로 돈을 벌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