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셰일업체 증산에 원유재고 증가 부담
브렌트유, BofA 54달러 vs 씨티 6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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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25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릴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감산이 연장될 경우 국제유가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망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 전망으로 국제 유가가 지지를 얻고 있으나, 미국 셰일업체들이 다시 증산에 나서면서 추가 유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근월물 기준으로 유가는 배럴당 48~52달러에서 머물렀다. 5월 들어서 유가는 한때 45달러 부근까지 추락했다가, 감산 연장 기대와 달러화의 약세에 힘입어 다시 50달러 선을 회복했다. 22일 아시아 시장에서 WTI 근월물은 0.7% 오른 배럴당 50.69달러를 기록 중이다. 북해 브렌트유 선물 근원물은 0.4% 가량 오른 배럴당 5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17년7월물 가격 추이 <자료=CME그륩> |
전문가들은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넘기면서 원유시장 재고가 얼마나 해소될지에 따라 국제유가가 연내에 '60달러' 기준선을 넘길지 여부가 갈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사우디 "산유국들 감산 연장 적극적"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 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감산을 9개월 연장하는데 적극적이라고 지난 21일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지난 몇주 동안 의미있는 재고 감축이 이뤄졌으며, 러시아 등을 포함해 산유국들의 감산 참여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 |
앞서 사우디는 러시아와 산유량 감산이 내년 3월까지 연장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작년 11월30일 OPEC 회원국 등 산유국들은 원유 재고량과 공급량을 줄이면서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오는 6월까지 하루 산유량을 180만배럴 줄이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산 노력에도 유가가 의도한 만큼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남아있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자 미국 셰일업계에서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우디와 러시아 등을 포함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연장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OPEC이 감산 합의에 이르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브렌트유, 연말 54달러 vs 65달러
그러나 유가가 '마의 60달러선'을 넘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180만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이번 감소폭은 시장 예상치인 240만배럴보다 적은 수준이다.
미국 셰일업체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증산에 나선 영향이다. 원유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의 시추기 수는 작년 수준보다 두 배가 넘게 증가했다.
로스 캐피탈 파트너스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원유 재고가 줄어드는 속도가 사람들이 바라는 수준보다 느리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번 OPEC 회의에서 감산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미국 내 산유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는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유가 전망치를 55.50달러, 올 4분기 전망치를 58달러로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프란시스코 블랑시 글로벌 원자재 및 파생상품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종전 61달러에서 54달러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65달러에서 56달러로 하향했다.
최근 1년간 브렌트유 추이 <사진=블룸버그> |
반면 유가가 60달러보다 높에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도 있었다.
씨티그룹의 에드 모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OPEC에서 현재의 180만배럴보다 더 큰 폭의 감산을 단행할 것이라며 올 4분기에 브렌트유가 65달러에 이르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62달러를 소폭 밑돌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사우디, 러시아, 심지어 미국까지 모든 나라들이 유가 60달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원유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도 WTI가 4분기에 60달러 근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원유 수요가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거치면서 통상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증가한다"며 "셰일업체가 생산을 늘려도 하반기에는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