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 "김종→제일기획→삼성전자 절차로 후원 요청"
[뉴스핌=최유리 기자] 최순실씨와 장시호씨의 관계를 모르고 동계스포츠 영재센터를 지원했다는 삼성측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이 나왔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인에 대한 15차 공판에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인 이규혁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영재센터는 2015년 7월 장씨가 이씨를 앞세워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동계 스포츠 영재 발굴 및 종목별 클럽 활성화 등을 사업 목적으로 내세웠다.
장씨의 중학교 선배였던 이씨는 영재센터 전무를 맡았으며, 장씨는 삼성의 후원을 받아 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씨는 영재센터 운영 당시 최씨와 그의 조카인 장씨의 관계를 모르고 삼성의 지원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최씨를 모른 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만나 영재센터 설립을 논의했고, 그의 도움으로 삼성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았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 등 삼성 관계자로부터 장시호나 최순실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 "최순실이 실세라는 것도 국정농단 이후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스포츠계 소문을 자주 접하고 장시호의 오랜 지인인 이씨가 최순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면서 "영재센터 지원은 김종 전 차관의 깊숙한 개입으로 진행된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풀이했다.
앞서 변호인은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김종 전 차관이 스포츠마케팅을 이유로 제일기획에 후원금을 요청하면서 시작됐으며, 당시 최씨와 장씨의 연결고리는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영재센터 지원 시점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이날 공개된 카카오톡 메세지에 따르면 이씨와 장씨는 3차 독대 이후에도 삼성의 지원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3차 독대로 삼성의 지원이 결정됐다는 특검의 주장과 다른 부분이다.
변호인 측은 "독대 때 영재센터 지원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고 가정해야 이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영재센터 사업계획안을 전달받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