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신뢰 불안
주택 지표 부진에 부동산주 약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으로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혼조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터 <사진=신화/뉴시스> |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9포인트(0.01%) 내린 2만979.75에 마감했으며 나스닥지수는 20.20포인트(0.33%) 상승한 6169.87에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포인트(0.07%) 낮아진 2400.67을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과 주미 러시아 대사와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 대한 기밀 정보를 공유했다는 보도로 정치권이 크게 동요하면서 방향성을 상실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 커넥션을 조사 중이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해임에 이어 대통령이 러시아에 직접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소식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뉴욕 증시를 지지해 오던 트럼프 정부의 성장 중심 정책이 이번 스캔들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불안은 투자 심리를 가라앉혔다. 최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ACA)를 대체하기 위한 이른바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AHCA) 법안을 하원에서 간신히 통과시킨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지지를 상실할 경우 다른 정책의 추진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라보뱅크의 표트르 마티스 외환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에 대한 잠재적 함의의 관점에서 최근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와 공화당의 관계를 약화하면서 재정정책을 위해 의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시드펀드의 애덤 슈트라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주가는 밸류에이션이나 경제지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월가는 여전히 향후 며칠이나 몇 달까지도 오를 수 있지만, S&P500에 투자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트라우스 매니저는 “일반적으로 미국 주식은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정치적 이슈는 달러 가치를 낮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련 주식은 S&P500 편입 종목 중 가장 약세를 보였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주택 착공 건수는 올해 들어 3번째로 감소하며 주택 시장 열기가 식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4월 산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1.0% 증가하며 약 3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생산도 같은 기간 내 가장 크게 증가하며 전체 산업 생산을 늘렸다.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낸 홈디포는 0.61% 상승했고 조지 소로스의 매수로 개장 전 거래에서 8%의 랠리를 펼친 스냅은 0.10% 올라 마감했다.
유가는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원유재고 지표에 대기하며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9센트(0.39%) 하락한 48.66달러에 마쳤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