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 기대로 상승→정책 불확실성 커지며 하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강해졌던 달러화가 그간의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로 상승하던 달러화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과 러시아에 기밀 유출 논란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며 힘이 빠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16일 오후 2시 15분(미국 동부시간)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79% 내린 98.128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유로/달러 환율은 1.11% 오른 1.1095달러를 가리키고 있으며 달러/엔 환율은 0.68% 내린 113.00엔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달러화 매수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이드였지만 최근 들어 열기가 식었다. 이날 공개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달러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1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줄였다.
옵션시장에서도 달러화 강세 조짐을 찾아보기 힘들다. 옵션이 반영하는 달러화의 유로화 대비 강세 가능성은 14%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러시아 커넥션’을 조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임하고 러시아 외무장관 및 대사와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주저앉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면서 그가 추진하던 성장 중심 정책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수석 글로벌 외환 전략가는 “달러 매도 압력은 지난 주말부터 발생했고 부분적으로 이것은 미국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외무장관과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정보를 공유했다는 것은 정부의 러시아 연루 우려를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정책이 위태로워졌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캐임브리지글로벌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CNN머니에 “오늘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정보를 공유했다는 뉴스를 언급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블룸버그 통신에 “달러화는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FBI 국장 해임과 기밀정보 유출 우려가 있으며 이런 뉴스들은 정부가 올해 초반부터 이야기해 온 재정 부양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사라지게 한다”고 진단했다.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주요 트레이드로 꼽았던 달러 매수 의견을 철회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2개월간 유로/달러 전망치를 1.00달러에서 1.05달러로 높였고 앞서 소시에테제네랄도 이달 초 달러화가 고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