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투입원가 상승률 9~11%인데 소매가격은 2~6%만 올려
수년간 계속 오를수 있어, 타이어 수요 호황기로 가격 상승 자극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자동차 타이어 가격이 2분기에 또 오른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가 지난 3월에 일제히 인상한지 3개월도 안돼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김한준 한국타이어 전무(경영관리부문장)는 지난달 28일 서울 소재 NH투자증권 본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3월)1차 가격인상으로는 (천연고무, 합성고무)원재료 상승 분을 소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2차 가격 인상을 2분기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가격인상은 대부분 타이어사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요즘은 타이어가격을 원재료 가격변동과 연동하는 분위기”라며 “판매부서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며 시장 반응과 물량을 보면서 인상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합성고무와 천연고무 가격은 올 2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56%, 91% 급등했다. 이러자 국내타이어 3사의 1분기 투입원가 상승률은 9~11%(전분기 대비)나 늘었다. 개별사를 보면 한국타이어의 1분기 기준 원재료 투입단가는 톤당 1649달러로 전분기 대비 9.1%, 전년동기 대비 10.5% 늘었다. 반면 올해 1차 타이어가격 인상폭은 2~6%로, 투입원가의 절반에 그쳤다.
타이어 가격 등락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고무가격이 결정한다. 그 비중은 한국타이어가 32%, 금호타이어 39%, 넥센타이어 34%에 달한다. 나머지는 노무비, 판매촉진비, 직물, 철강, 화학제품 등이 차지하는데 각각의 비중이 낮은데다 가격 변동성도 작다.
글로벌 타이어업계의 가격인상 분위기도 조성됐다. 선두업체인 미쉐린, 굿이어 등은 승용타이어 가격을 지난 1월에 2~3%, 4월에 최고 6% 올리는 등 2차례 인상했다. 국내타이어 3사는 수출비중이 60~70%에 달해 글로벌 타이어업계 분위기를 봐가며 인상한다.
국내 타이어3사의 추가 가격인상은 늦어도 6월 이내로 인상폭은 지난 1분기 수준인 2~6%로 예상된다. 급속한 인상이 수요 감소를 자극할 수 있어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소비자 민감도를 감안하기 위해 가격 결정권을 영업부에 위임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만 늘리고 타이어기업은 이익만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연고무가격은 2월 고점인 2500달러/톤 수준에서 1900달러/톤 후반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해 가격인상 요인이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 전무는 “원재료 상승세가 최근 꺾였지만 가격 방향성을 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인상을 멈출 수 없다”라고 했다.
이번 타이어 가격 인상은 예년과 달리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현상으로, 앞으로도 그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무와 제품 가격 추세를 감안하면 타이어 수요는 이미 호황기에 진입했다”면서 “과거 2009~2011년 고무가격 급등시기에 업체별로 최대 5회까지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