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이란과 휴전 연장·핵협상 재개 잠정 합의 타결을 주장하며 예정된 추가 공습을 취소했다
- 이번 합의는 이란 동결 자산 해제·60일 휴전·핵 협상 방식 등에 원칙적 합의를 담았지만 이란은 미국의 공습으로 여전히 불신을 드러냈다
- 공습 취소와 협상 기대에 뉴욕 증시는 급반등하고 국제 유가는 하락하는 등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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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평화 중대 기로…시장, 안도 랠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과 휴전 연장과 핵 협상 재개를 골자로 한 잠정 합의가 타결됐다고 주장하며, 이날 밤으로 예정됐던 추가 공습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하며 이란 최고지도부가 잠재적 협상 최종안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만간 협정 서명식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 "이란 최고지도부 승인…공습·폭격 취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의 논의가 최고위 지도부까지 보고돼 승인됐다"며 "논의와 최종 쟁점들이 개념적으로나 세부적으로 모두 합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녁으로 예정돼 있던 이란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미국 대통령으로서 내가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협상에는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터키,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이 관여하고 있다고 밝히며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협정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이란에 대한 미 해군의 해상 봉쇄는 "완전히 유지될 것"이라며 대 이란 압박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 '매우 강력한 타격' 경고 몇 시간 뒤 '유턴'
이번 공습 취소 결정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다시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며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최근 이틀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란은 바레인·쿠웨이트·요르단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대응해 일대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 상황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 이란 석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카르그섬(카르크섬) 장악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는 등 군사적 압박과 외교를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의 선호는 항상 카르그섬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이 섬을 통제하면 이란의 석유·가스 시장을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사실상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3개월 넘게 이어진 이란과의 전쟁에서 주로 공중전력에 의존해 왔으며, 카르그섬 상륙·점령은 미 해병대와 해군을 동원한 대규모 지상 작전이 불가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카르그섬은 이란 남부 해안에서 불과 16마일(25.7킬로미터) 떨어진,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핵심 거점으로 이곳을 둘러싼 군사 충돌은 미군으로서도 상당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세 번째 전략 전환…이란은 '냉담'
이번 공습 취소와 협상 진전 주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략이 다시 한 번 급선회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지난 2월 이스라엘 주도의 '참수 작전'과 미국의 지원 아래 개시된 이번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에서 워싱턴과 텔아비브는 이란 정권 교체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해 왔다. 지난 4월 일시적 휴전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제재와 해상 봉쇄를 통한 '경제 압박'으로 전략을 전환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맞대응에 나서자 최근에는 다시 강도 높은 공습과 카르그섬 장악 위협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수개월간 "평화협정이 임박했다"고 거듭 주장해왔지만, 이란 당국은 그때마다 미국이 제시한 잠정 합의안 수용 사실을 부인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란 외무부는 최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연이은 공습을 현재의 휴전 체제를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비판하는 등, 미국이 말하는 '합의 임박'과는 다른 온도를 보이고 있다.
NYT는 또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취소하기 직전, 중재를 맡아온 파키스탄 측과 통화했으며, 파키스탄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 합의에 도달했다(we have a deal)"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아직 이란 쪽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실제 어떤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는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 이란 "원칙적 합의 도달"
미국과 이란 간 물밑 조율에는 카타르가 핵심 중재자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Axios)는 이날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날 밤까지 테헤란에서 알리 알타와디 카타르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 이란 간 남은 이견을 조율했으며, 양측이 미국도 수용 가능한 잠정 합의 문안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잠정 합의는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메커니즘 △60일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재개 방안 △같은 기간 진행될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의 방식 등 세 가지 핵심 쟁점을 둘러싼 원칙적 합의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은 이날 일부 국가들에 "협상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최종 서명에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재가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 당사자인 이란과 중재자 카타르 모두, 미국의 잇단 야간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한 이란 내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입장에선 미국이 한편으로는 휴전 연장과 제재 완화를 논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추가 공습을 강행한 점이 향후 60일간의 협상 환경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 주가 급반등·유가 하락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취소 발표와 평화협상 진전 주장에 뉴욕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 동부시간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12일 새벽 4시) 기준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는 모두 1%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약 1.9% 오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특히 전날 거의 1000포인트 급락했던 다우지수는 1.7%가량, 800포인트 안팎 반등하며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를 반영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약 3%대 중반 떨어지며 배럴당 90달러 안팎으로 내려섰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4.5%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이날 밤으로 예고했던 추가 대규모 공습을 보류하고, 이란과의 평화협상 타결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데 따른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공습 취소와 협상 진전 주장이 실제로 협정 서명과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가 군사 압박을 위한 전술적 숨 고르기에 그칠지에 따라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이란이 여전히 미국의 제안에 근본적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며칠간 양측의 구체적 발표와 현지 동향이 향후 시나리오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