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극장 행복' 제임스킹, 가족사 공개 <사진=EBS> |
'리얼극장 행복' 제임스킹, 30년간 연 끊었던 형과 관계 회복할까…불우한 가족사 공개
[뉴스핌=정상호 기자] '리얼극장 행복'에서 가수 제임스킹의 가족사가 공개된다.
27일 방송되는 EBS1 다큐프로그램 '리얼극장 행복'에서는 제임스킹과 형의 여행을 따라간다.
제임스킹은 혼혈 1세대 트로트 가수로, 그의 어머니는 6.25전쟁 1.4 후퇴 때 내려온 실향민이다. 전쟁 통에 둘째 아들과 남편을 잃고 큰아들과 힘들게 살던 중 제임스킹의 아버지를 만났다. 흑인 미군과 재혼해 남매를 두었지만, 결혼생활은 길지 못했다. 술을 가까이했던 제임스킹의 아버지는 문제를 일으켜 제임스킹이 태어나기 한 달 전에 미국으로 귀환 조치됐다.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제임스킹의 아버지는 "보고 싶다. 사랑한다. 곧 데려가겠다"는 말과 함께 매달 편지와 생활비, 장난감을 부쳐줬다. 하지만 이후 제임스킹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어린 제임스킹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열다섯 살 터울의 피부색이 다른 형 김경해 씨였다. 늘 이유 없이 괴롭히고, 어머니에게 용돈을 타가기 바빴던 철부지 형. 얼굴색이 달라 밖에서 받는 따가운 시선보다 제임스킹은 형의 주먹이 더 무서웠다.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형은 축구에 재능이 있던 제임스킹의 진로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제임스킹의 누나는 17살 나이에 갑작스레 사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지지 않았던 형. 제임스킹은 돈을 벌어 어머니를 호강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갔고, 그 뒤 30년간 형과는 연을 끊고 살아왔다.
형 김경해 씨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냈고, 어머니가 제임스킹의 아버지와 재혼한 건 그의 나이 10살 무렵이었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가 생겨 좋았지만, 제임스킹의 아버지는 김경해 씨에게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게 했다고 했다. 김경해 씨는 제임스킹의 아버지가 집에 오면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야 했고,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는 하숙을 했다.
김경해 씨는 어머니가 양아버지와 새로 생긴 여동생과 어울릴 때면 서럽고 질투도 났지만 표현할 수는 없었다. 제임스킹의 아버지가 주는 돈으로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경해 씨의 마음에는 그때의 채워지지 않은 사랑이 평생 큰 구멍으로 남았다.
김경해 씨는 사회생활도 결혼생활도 원만하지 못했다. 힘들 게 번 돈은 남에게 속아 날리기 일쑤였고, 제임스킹의 아버지가 남긴 적지 않은 유산마저 사기를 당했다. 동생 제임스킹이 가출 후 밤무대 가수가 됐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았지만 구태여 찾지도 않았다.
형제가 30년 만에 연락하게 된 것은 노모의 병환 때문이었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원하면서 조금씩 왕래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만날 때마다 으르렁대며 다툼을 피하지 못한다. 그런 형제를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무너지고,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제임스킹 형제는 이제 갈등의 실타래를 풀어보려 한다.
처음으로 단둘이 떠난 제임스킹 형제의 필리핀 여행. 일주일간의 이 여행에서 형제는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움을 녹일 수 있을까. 27일 밤 9시50분 방송.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