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북한 노동신문 '수장' 위협에 "상응하는 대응" 경고
[뉴스핌=이영태 기자] 오는 25일 북한 인민군 창군 기념일인 건군절에 맞춰 한반도 동해상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과 일본 자위대 호위함들이 23일 서태평양에서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미국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사진=뉴시스> |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나가사키현 사세보항에 있던 항공자위대 소속 호위함 '아시가라함'과 '사미다레함'이 지난 21일 서태평양으로 떠나 칼빈슨 항모전단에 합류한 뒤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합동 훈련기간은 3~5일 가량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지역 유사시를 대비한 함선의 포진 변경 등 전술훈련과 통신연습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미군에서는 칼빈슨호와 구축함 등 모두 3척의 함정이 훈련에 참여했다. 양측은 지난달에도 동중국해에서 2차례 공동 훈련을 실시했었다.
미국 CNN방송과 일본 요미우리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칼빈슨 항모전단과 일본 자위대가 함께 한반도 인근에서 훈련하는 것은 미·일 동맹 강조를 통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징후를 보이고 있는 북한에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인민군대는 백두의 대업을 떠받드는 억척의 기둥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칼빈슨호를 수장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신문은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이 전 세계가 벌벌 떠는 미 핵항공모함을 한갖 육실하고 비대한 변태동물로 보며 단매에 수장해 버릴 전투준비를 갖춘 것은 우리 군대의 군사적 위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실례"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군사적인 충돌을 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위협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들을 향한 위협엔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우리는 DPRK(북한의 공식명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와의 대화에 열린 상태를 유지하지만 DPRK가 지역 내에서 모든 불법 활동과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는지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면서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을 하고 심각한 인권 유린의 책임이 있는 김정은 정권을 국제사회와 함께 틀어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적인 수단 외에 외교·안보·경제적 수단을 이용해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칼빈슨호 항해 일정과 관련, 호주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2일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칼빈슨호가 수일 내 동해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우리 생각으로는 이말 달보다는 이른, 수일 내에 일본해(동해)에 당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4월 위기설'은 결국 북한 건군절과 미군 칼빈슨 항모전단의 한반도 인근해역 도착시점이 겹치는 25일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건군절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지 여부가 일차적 관건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