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진술 조서 공개
[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관련 청탁을 한 사실이 없으며, 박 전 대통령 역시 관련 언급을 한 적 없다고 밝혔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 등 삼성그룹 전 현직 임원 5인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조서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정유라에 대해 보고받았나", "승마 지원을 지시했나", "박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재단 출연 요구를 받았는가"는 질문에 전부 "그렇지 않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질책을 당했는데도 정유라 지원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저희 회사 일하는 스타일이 그렇다. 믿고 맡기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대가 관계를 합의한 사실이 없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독대 때 박 전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과 갤럭시S7,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이야기를 했다"며 "저는 어정쩡한 상태로 듣기만 했다”고 진술했다.
송우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의 세차례 독대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라는 두 글자를 단 한번도 언급한 적 없었다"며 부정한 청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또 "합병 전후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이 달라진 점 없다"며 "이 부회장이 (합병)을 제안하거나 주도한 것이 아니며 사익을 도모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을 같은 지위에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맞지 않다"며 "이 부회장은 후계자일 뿐, 이 회장이 생존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멋대로 미래전략실에 지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특검이 자신의 조서를 읽어내려가는 두시간 내내 곧은 자세로 정면을 응시했다. 증인 신문 절차가 없어 별도의 발언도 없었다.
한편 이날 재판에도 전·현직 삼성 고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팀장(사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성열우 전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이수형 전 미래전략실 기획팀장(부사장)이 재판을 방청했다.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팀장(사장)도 이날 처음으로 자리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