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의 수많은 악재가 녹은 2100선의 의미
천장 뚫은 삼성전자, 하늘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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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한반도 전쟁설과 관련된 각종 뉴스가 쏟아지던 지난 14일 오전. 신영자산운용의 문을 두드렸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인사 아닌 인사를 건넨 기자에게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그러니까 지금 시장이 갖고 있는 상승 잠재력이 대단한 것이죠"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화답했다.
그 시각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겨우 8포인트 내린 2140선. 정치와 경제가 이렇게 동떨어져도 될까 싶을 정도로 차분한 시장이었다.
"이 자체가 대단한 상승 잠재력이라는 거에요. 최근 6개월여간 진행된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우리가 처음 겪는 일들 투성이죠. 정치, 경제에 전쟁 리스크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봐요. 정치권에서 일어난 엄청난 일들에도 불구하고 그 흔적조차 없어요."
전쟁과 관련된 다양한 추측으로 준비운동(?)을 마친 뒤, 그에게 가장 '쉬운' 질문부터 던졌다. "펀드,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 '우물안 개구리'?…바닥 다지면 폴짝 뛴다!
액티브 펀드가 초과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투자 수단이라는 것은 허 부사장에게 진리와 같다. 그의 생각은 실제와도 일치한다.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지난 5년간 횡보세에도 신영자산운용 펀드들은 평균 50% 수준의 수익을 냈다. 매년 시장에서 10%씩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얘기다.
"틀은 깨지지 않았지만 그 안의 변동은 계속 있는 거에요. 펀드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고평가된 종목은 팔고,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업종과 사이즈를 바꾸며 시간이 흐르면 그만큼 수익은 증가하는 것이에요. 그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이 안(신영운용)에 있잖아요."
그러나 대다수 투자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이른바 '박스피'가 거듭된 수년간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신뢰보단 불안이 더 크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에도 환매는 꾸준하다. 하지만 그는 최근의 환매가 통상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오히려 "당연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이후 8년간 박스권에 있다보니 그보다 전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면 지금이 상투 중의 상투로 보이겠죠. 우물 안의 개구리에겐 보이는 게 하늘인 것처럼요.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꼭지인데 환매가 안 나오면 이상한 거에요. 하지만 20년을 놓고 보면? 또 다른 밴드의 시작일 수 있어요. 그리고 이 밴드를 깨는 순간 탄력적인 상승은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예로 들었다. 5년간 150만원의 벽 앞에 좌절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상단을 뚫는 순간 탄력적으로 뛰며 21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금 상황이 최악인 것이고, 앞으로 이런 상황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요. 심지어 대통령 선거도 한달 뒤면 마무리되므로 정치권의 변수도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것입니다."
◆ "덩치 큰 펀드가 답은 아니다"
출시돼 있는 공모펀드만 수천가지. 어떤 펀드에 투자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 선택시 흔히 하는 고민 중 하나를 물었다.
"비슷한 콘셉트, 비슷한 포트폴리오인 두개의 펀드가 있는데 한가지는 순자산액이 많고 또 다른 하나는 순자산액이 적다면 일반적으로 큰 펀드를 고르기 쉬어요. 맞는 선택일까요?"
허 부사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대규모 환매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유동성이 있는 종목에만 투자를 하게 되고 이 자체가 투자 기회를 줄이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스타일이라면 작은 펀드를 가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사이즈가 작다고 펀드 매니저가 못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랫동안 일관된 운용철학을 갖고 운용돼 온 펀드라면, 작은 펀드가 오히려 초과 이익을 거둘 기회를 갖는 데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식과 채권이 6대 4 비율로 배분된 상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주식 시장이 빠지면 채권 보유량을 처분해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고 주식이 오르면 이를 처분해 채권으로 옮김으로써 자산배분이 가능하기에 고령자에게도 적합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한 번 "투자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며 펀드 투자를 망설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어제(13일)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있었습니다. 악재가 해소되면 호재죠. 또한, 투자는 선제타격이에요.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볼 때 모든 악재가 반영된 시점이 지금이고, 설사 투자판단이 틀렸다고 해도 잃을 게 없는 것도 지금입니다. 이 단단한 갑옷(박스피)이 깨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20년 신영자산운용 지킴이 허 부사장. 그의 말을 믿고 또 한 번 펀드에 발을 담궈볼까.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