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도 업종의 소외, 극단까지 왔다"
"제 4차 산업혁명 계속..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주목"
[뉴스핌=김선엽 기자] 삼성전자는 계속 가는 걸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을 어어갈까. 중소형주는 언제쯤 반등을 시작할까. 지금 주식형 펀드에 들어가기엔 늦지 않을까.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 이런 저런 질문을 머릿속에 그리며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운용본부장(CIO)을 찾아갔다.
강 본부장은 "지난 1년은 유가 상승에 의한 리플레이션 국면이었다"며 "전체 코스피 시총의 60%에 해당하는 종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년 정도의 수익률은 기대하면 안 되고 눈높이를 낮춘다면 지금 들어갈 만 한 장"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본부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그는 주식에 투자하기 전에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특징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되는 물량이 극히 적다. 7조~8조원에 불과하다. 거래 주체는 양극화됐다. 외국인과 국민연금이다."
개별 기업을 아무리 열심히 분석해도 그 둘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개별 종목 분석에 중점을 두는 바텀업(Bottom-up) 매니저에서 매크로를 분석한 뒤 개별 종목을 보는 톱다운(Top-down)으로 최근 3년 동안 방향을 튼 이유기도 하다.
강 본부장은 "우리나라 시장에서 종목 단위로 사고파는 외국인은 이미 퇴출됐다. 전부 패시브다. 한국 시장까지 와서 그런 플레이를 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 하면 된다. 따라서 실적하고 상관없이 외국인이 코스피 지수의 레벨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은 업종을 결정하지 않는다. 그 결정은 전체 유통주식의 절반을 거래하는 연금이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삼성전자가 독주를 한 것일까.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삼전'을 산 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 삼전'을 특정 외국인들이 산 것이다.
"글로벌하게 액티브 펀드를 하는 친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많이 샀다.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주식에 베팅한 거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이 중소형주를 내다 팔고 삼전을 사들이니 삼전의 질주가 지금까지 계속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변화의 국면에 돌입했다고 그는 본다. 그 동안 잘 나가던 60%의 대형주와 40%의 중소형주 간에 격차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첫째 이유는 유가다. 지난해 2월에 유가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올해 2월까지는 유가의 전년비 상승률이 높게 나왔다. 하지만 올해 3월을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의 상승률은 정체된다. 즉 가격(P) 상승에 의한 매출실적 호조 국면은 지나갔다는 것이다. 대형주의 동력이 다했다는 분석이다.
둘째로 대장주와 소외주 간의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점도 중소형주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유다.
"양극화가 심화됐다. 비주도 업종은 못 따라간 게 아니라 아예 마이너스였다. 그런 벌어짐이 지금 극단까지 온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투자기회는 40%에 있다. 많이 빠졌다. 더 이상의 매도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40%의 비주도 업종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까. 그는 "그래도 IT다.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때문에 이 쪽 투자가 많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주를 많이 담았고 계속 찾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언제 팔아야 하냐고 슬쩍 물었다. "그는 240만원까지는 인정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좀 불안하다"며 웃어 보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